(한미FTA)막판 반전 또 반전..30시간 드라마

상쾌한 출발...협상 요동치며 갈수록 비관적으로 흘러
`미측 협상시한 연장요구` 이데일리 보도에 협상장 `술렁`
자동차·금융등 막판 딜브레이크 부상…시한내 타결 불발
  • 등록 2007-03-31 오전 7:58:35

    수정 2007-03-31 오전 8:02:08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타결 임박-유동-연기-타결-결렬-연장`. 한편의 반전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최후 마감시간을 30시간 앞두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협상 타결과 결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외줄타기 협상을 펼쳤다. 협상 결과를 끝까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반전이 잇따라 연출됐다.

◇ 韓·美 정상 20분간 전화통화..`상쾌한` 출발

한국시각 29일 오후 8시45분(D-30H).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도하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했다.양국 정상은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자동차, 농업, 섬유 분야 쟁점을 집중 논의했다. 세 분야는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으로 꼽히는 분야다.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순방 가서 정상회담을 해도 40분 정도 한다"며 "20분은 상당히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협상단 내·외부에서 `협상이 곧 타결 될 것이라는 전망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 이혜민, 2문장 브리핑..섣부른 기대 금물


30일 오전 10시35분.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갑작스런 기자 브리핑을 가졌다.

그 시각 방금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은 헬기로 청와대에 도착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수석대표로부터 협상 진행결과를 보고받고 있었다.

호텔 1층 로비는 순식간에 몰려든 기자와 카메라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계속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

지난 26일 통상장관급 회담이 시작된 이후 첫 브리핑은 단 두 문장으로 끝이 났다.

협상단 관계자는 "타결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와 현재 협상 상황간에는 온도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며 "아직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바티야, FTA협상 48시간 연기할 수 있다

30일 오후 2시(D-17H),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 2층에 마련된 한국측 컨트롤타워(CP). 김현종 통산교섭본부장이 미국측으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협상 마감 시한은 4월 2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미 협상단)

당초 협상단이 정해놓은 마감시각은 31일 오전 7시. 미국 시각으로는 30일 오후 6시다. 미국측은 "자국 내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언급했을 뿐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측 협상단은 협상 연기에 따른 득실을 따지느라 바빠지기 시작했다.

오후 2시30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분과 대표 A 팀장은 CP로부터 협상기한이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고 국회로 발길을 돌렸다.

오후 3시(D-15H). 미국이 협상 시한 연장을 제안했다는 이데일리 보도가 전해지자 기자실이 크게 술렁거렸다. 다들 공식·비공식 채널로 확인하는 모습. 확인 결과 대부분 정부 관계자들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협상장을 찾은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차관보)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딱 잡아뗐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다 "잠시 쉬고 오겠다"며 협상장을 피했다.

오후 3시20분.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이 "한미 FTA 협상시한 연장은 없다"며 "대외경제장관회의도 예정대로 한다"고 이데일리 보도를 부인했다. 청와대는 미국측으로부터 정식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55분. 스티브 노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이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협상 시한은 오늘 자정까지로 변함이 없다"며 "협상 시한을 연장하자고 (한국에) 제안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 전망은 다시 타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 끝장 협상 돌입, 실무자 표정 어두워

오후 4시(D-15H). 예정대로 권오규 경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열렸다. 약 한시간 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정부의 최종 협상 지침을 갖고 하얏트 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8시(D-11H). 김현종 본부장과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마지막 끝장 협상에 돌입했다. 아울러 농업과 섬유 분야에서 고위급(차관보) 협상도 재개했다.

협상장에 들어가는 실무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 청와대, 선 타결 후 논의안..사실상 타결?

오후 8시50분. 청와대가 협상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며 사실상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총론에 우선 합의하고 각론은 추후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 타결 선언 후 세부 쟁점을 문서화하자는 것. 협상단과 기자단 전체가 다시 크게 술렁거렸다. 사실상 협상이 타결됐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 벼랑 끝 전술 대치, 美 부대변인 "결렬 될 수도..."

오후 10시45분(D-8H). 협상 실무 관계자 중 신제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 심의관(한미 FTA 금융 분과장)이 굳은 표정으로 협상장을 빠져나왔다.

신 심의관은 "양측이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어 금융 협상이 잘 안되고 있다"며 "(협상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금융 협상에서 상당부분 의견차를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같은 시각 토니 브래토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이 이메일 성명을 통해 "(한미 FTA) 협상이 잘 돼가고 있지 않다"며 "향후 몇 시간 내 큰 진전이 없다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늘에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막으로 급조된 기자실 천정 곳곳에서 비가 샜다.
밤 12시(D-7H). 자동차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실무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의 보호를 위해 자동차 시장개방에 대한 양보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른 분과 협상은 아예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 관세 철폐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꼭 얻어내야 할 분야로 꼽혔다. 전망은 다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 양국, FTA 협상 48시간 연기 합의

31일 오전 1시40분(D-4H). 양국 협상단이 협상 마감시한을 48시간 연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협상단은 이미 협상 기한을 연기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양국 정상에 이를 확인받는 절차를 밟고 있다는 내용이다. 31일 새벽 1시40분 이데일리가 `한미FTA협상 타결 불발..48시간 연장키로`라는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협상 기한 내 타결은 물 건너 갔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일단 시한내 타결은 불발이 됐다. 새로 설정된 합의 마감시간은 한국시각으로 4월2일(월요일) 새벽 1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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