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어려운 은행 특판상품"

여수신감소에 4%대 자금운용 수단 부재..역마진 우려

  • 등록 2004-11-11 오전 6:10:50

    수정 2004-11-11 오전 6:10:50

[edaily 김현동기자] "다른 은행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지난 10일 11월 월례조회에서 지나치듯 한 말이다.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 취임, 한국씨티은행 출범, 신한은행의 뉴뱅크 선언, 하나은행의 도약 등 은행들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판예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금리 수준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은행들이 최고 연 4.6%의 금리를 지급하면서까지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자금 운용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불과하다는 비판인 셈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의 실세총예금(요구불예금+저축성예금)은 6조 9344억원이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1조3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대기업 대출의 경우 2000억원이 감소했고 중소기업 대출도 부가세 납부분 1조원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 전체 기업대출은 감소했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 4조3000억원 늘어났지만 지난달 1조9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도 미분양주택 증가로 집단대출 증가세가 둔화돼 9월 1조8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기업들은 경기부진에 대비해 현금자산을 늘리면서 은행 수신은 줄어들고 여신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에서는 총 5조 6900억원이 빠져나갔고, 반면 투신사 초단기펀드인 MMF에는 4조8000억원이 몰렸다. 이는 투신사의 MMF가 은행권의 정기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는 3% 초반 수준인데, 10월말 기준 MMF의 유통수익률은 3.36%다. MMF로 간 자금은 주로 유통수익률이 3.53%인 CD로 운용된다. 결국 가계나 기업의 대출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는 이상 은행들은 4%대 후반의 이자로 조달한 자금을 3% 중반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운용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시중금리보다 높은 4%대 중후반의 예금금리를 지급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중인 모 은행측은 "특판예금은 수신자금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기보다는 향후 본격화될 은행간 경쟁에 대비해 우량 고객을 유치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금리구조상 약간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5일부터 2조원 한도로 연 4%의 금리를 지급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한 국민은행은 지난 2일 판매를 마감했고 지난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최고 연 4.5%의 금리의 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9일 현재 약 7000억원을 판매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말까지 3000억원 한도의 특판예금을 판매하는 제일은행은 9일 현재 2200억원을 판매했으며, 오는 27일까지 500억원 한도로 `S-버드 파이팅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9일 현재 244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8일부터 최고 연 4.6%의 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판매중이며 기업은행도 지난 10일부터 최고 연 4.5%의 `골든키수퍼정기예금`을 3000억원 한도로 특별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특판예금보다는 비이자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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