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구글과의 문화 협력, '양날의 검'

  • 등록 2013-11-02 오전 6:45:47

    수정 2013-11-02 오전 6:45:47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세계적인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걸 돕겠다며 한국 정부와 손을 잡았다.

구글이 국립한글박물관에 체험실 등을 조성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온라인 문화유산 사이트인 ‘구글 문화연구원’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외국인들이 굳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문화를 감상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왜 굳이 미국 기업인 구글이 돈을 지원하면서까지 발 벗고 나서는지 의문이 생긴다. 구글이 한국 문화를 세계에 공유한다고 해도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는 일은 아니기에 그렇다.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뷰 기능으로10월 8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에 구글 스트리트뷰를 설치했다면, 구글 지도 내에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아트프로젝트의 국립중앙박물관 페이지 (빨간 네모 안의 “박물관 보기”를 클릭하면 스트리트뷰로 볼 수 있음)
구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력으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를 쌓을 수 있다. 인터넷 플랫폼 시장에서는보다 다양하고 좋은 DB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승리한다. 사람들은 정보가 많은 곳으로 몰리고, 네트워크 효과로 사람들이 많은 곳에 더 많은 정보가 쌓이는 사이클이 돌게 된다.

구글은 한국의 문화 자료를 축적하면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문화를 안다는 것은 그 나라에 대해, 그 민족에 대해 뿌리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 그 나라 사람들만의 특성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구글이 한국의 문화를 쌓아 분석하면 서비스를 ‘현지화’하는데 유리하다. 구글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 백 개의 주요 박물관, 문화 시설, 문서 보관소와 협력해 세계 문화유산을 구글 문화연구원에 쌓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구글은 그 어떤 국내 기업보다 우리나라를 더 잘 알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는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 국내 업체가 막강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조금씩 한국의 문화를 쌓아나가면 국내 온라인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때문에 구글에게 검색엔진 주도권을 넘겨준 유럽에서는 이를 자신들의 문화 영토를 빼앗긴 것으로 간주하고 유럽형 검색엔진 프로젝트 ‘콰에로’를 추진하기도 했다.

결국 구글은 국내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공감과 함께, 사업 확장을 목적으로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지금 한국 문화의 ‘해외 진출’이라는 달콤한 당근을 우리에게 주지만,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가수 싸이의 사례만 생각하고 구글의 손을 무조건 덥석 잡아선 안될 것 같다.

온라인에는 ‘소유’의 개념이 없다. 한번 넘어간 자료는 완전히 삭제할 수 없다. 우리의 고귀한 자료를 어느 수준으로 개방할지 한 번쯤 되짚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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