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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선동가’ 유시민..저술·방송 통해 인지도까지 갖춰
유 작가가 이처럼 정치권의 관심을 받는 것은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갖고 있어서다. 원동력은 저술과 방송활동이다. 유 작가는 지난 2013년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총 14권(공저 포함)의 책을 냈다. 매년 두권 이상의 책을 저술한 셈이다. 특히 그의 책은 내기만 하면 10만권 이상 판매되는 출판계의 ‘블루칩’으로 유명하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60만부가 팔렸고 최근에 낸 ‘역사의역사’는 50만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집필활동을 통해 유 작가는 고정팬층을 확보했다. 출판계에서는 “유시민의 책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다. 또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아도 탄탄한 논리와 글솜씨 때문에 책을 사서 보는 독자층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 모든 게 큰 정치적 자산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한 JTBC ‘썰전’, tvN ‘알쓸신잡’ 등 예능 방송 출연 역시 그의 이미지를 바뀌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과거 그는 동료 정치인(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저토록 옳은 얘기를 어쩌면 그렇게 싸가지없이 할까”란 얘기를 들을 정도로 ‘싸가지없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각종 방송을 통해 부드럽고 유연하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 작가에게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는 소통 능력에 있다”며 “각종 저술과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똑똑한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복귀는 예정된 수순..총선 후 등판 가능성 높아
유 작가가 유튜브 방송을 예고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정계복귀 시나리오가 나온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데다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 등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갖추고 있어 차기 대권후보로 손색이 없어서다.
우선 첫 시험대는 유튜브 방송이다. 정계은퇴 이후 했던 방송은 비정치적인 활동이었던데 반해 유튜브는 정치적 활동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배 본부장은 “유튜브는 이미 정치적 공간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유튜브 방송을 통해 현 정권의 정책을 옹호하면서 보수층을 비판하면 호불호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 소장 역시 “현재 정국을 보면 진보와 보수간 진영대결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데 여기에 유 작가가 가세한다면 진보결집 효과뿐 아니라 보수층의 역결집 효과까지 나타나면서 편가르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총선과 대선을 2~3년 앞둔 시점에서 여전히 국민통합의 강조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진보진영의 수비수가 될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설화’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정계복귀 시기에 대해서 2020년 총선 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문 정부 초기부터 나오던 총리설은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엄 소장은 “유 작가가 당장 정계에 복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지금은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며 몸풀기를 하고 있다가 총선 후 정권 후반기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여권에 마땅한 대권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차출된’ 후보로 등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유 작가가 대중들의 각광을 받는 것은 정치권과 한발 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막상 정치권에 다시 들어오게 됐을 때 지금의 이미지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그가 정계복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