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5000P의 교훈.."공매도의 경제학"

"공매도, 시장 안정에 도움 안돼"
주식대차 공급 원활해야만 공매도 기능 활성화
  • 등록 2005-03-11 오전 7:30:01

    수정 2005-03-11 오전 7:30:01

[edaily 김현동기자]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을 노리고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공매도는 주가 하락의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그렇지만 공매도는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을 만큼의 힘은 없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로 상징되는 나스닥 열풍이 발생할 수 있었던 데는 공매도의 역할에 대한 오해가 자리잡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나스닥지수 사상최고치(5132.55포인트) 돌파 5주년을 맞아 예일대 경영대학원 오웬 A. 라몬트 교수의 공매도의 경제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당시의 비이성적인 주가 과열이 발생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소개했다. ◇`닷컴 버블` 발생원인은 바보가 많아서? 일반적으로 주가 과열을 얘기할 때 등장하는 것이 `바보론`이다. 주식시장에 주식보다 바보가 많기 때문에 주가가 비이성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바보가 많다는 것이 주가의 비이성적인 과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주가가 합리적 수준 이상으로 오르게 되면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매도하고자 하는 세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매도 세력들은 주가가 적정가치 이상으로 올랐다고 생각하면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같은 곳에서 주식을 빌려 주식을 매도하는 공매도에 나서기 마련이다. 시장이 과열될 수 있지만, 공매도라는 일종의 자동정화 기능에 의해 적정가치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2000년 인터넷 열풍이 불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공매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매도, 시장 자기정화 기능 실패 이에 대해 라몬트 교수는 2000년 당시의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2000년 3월 3콤은 회사 일부를 분사한다고 발표한 뒤, 그해 말 팜에 분사 회사의 지분 일부를 3콤 1주에 대해 팜 1.5주를 주는 방식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3콤 1주대 팜 1.5주라는 교환비율은 3콤 주식이 팜 주식에 비해 최소 1.5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3콤의 교환비율 발표 직후 팜 주가는 95.06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3콤 주가는 81.81달러로 떨어졌다. 교환비율로만 보면 3콤 주식이 팜 주식에 비해 최소 1.5배 높게 거래돼야 하는데, 3콤 주식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는 3콤이 팜 사업부문을 제외한 부문의 가치가 마이너스 63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분명히 잘못된 거래가 발생할 경우, 현명한 투자자라면 당연히 3콤 주식을 사고 팜에 대해서는 대차를 통해 공매도를 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를 이처럼 공매도에 나서 팜 주식 중 공매도 비율이 147%에 달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런 공매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팜 주식의 과열은 진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라몬트 교수는 당시 대차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팜 주식을 빌릴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고, 빌릴 수 있다고 해도 금리가 너무 높았다는 것. 물론 공매도가 아니라더라도 팜 풋옵션을 매수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개별 종목 옵션의 가격은 가치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마땅한 투자가 될 수 없었다. 팜 주식의 과열양상은 몇달간 지속됐고 결국 그 후 3콤이 나머지 팜 주식을 발행한 후에야 진정됐다. ◇대차거래 시장 활성화돼야 공매도 기능 정상 결국 공매도의 증가가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의 훌륭한 선행지표이지만, 인터넷 버블 기간 동안 주가가 이상 과열을 보일 동안 공매도 비율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라몬트 교수의 결론이다. 당시만 해도 대차거래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공매도가 훌륭한 지표로서 기능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라몬트 교수는 "공매도는 (개별 주식의 안정은 모르겠지만) 시장 전체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는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 공매도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대학 경영정보학과 할 R. 바리언 교수는 공매도는 대차거래를 하기 위한 제약이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하에서만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차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빌려준 측에서의 갑작스런 주식반환 요청이라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매도가 정상적인 대차 수요와 공급이 이뤄질 때에는 시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공급이 제한될 때는 낙관적인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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