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도 아직 짙은 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말동안 기상도는 더욱 흐려졌다. 국내에서 형성된 구름대에 뉴욕에서 몰려온 먹구름이 합쳐지면서 장대비라도 쏟아질 태세다.
뉴욕에서는 그린스펀이 직접적으로 주택가격 급등에 대해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주식시장을 위협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앞으로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4%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충격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28일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 원인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범용 제품은 중국 저가제품에 밀려 시장을 완전히 내줬고 그렇다고 일본이나 미국처럼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실을 벗어나려는 뼈아픈 노력이 없다면 5%대 성장잠재력은 턱도 없고, 앞으로 10년동안 잠재 성장률은 4% 내외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두고 아직 의심과 확신이 맞서고 있기는 하지만 주가를 이만큼 끌어올린 저변에는 분명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중앙은행의 이같은 분석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증시 1000포인트 시대를 주도했던 또 하나의 축, 수급에도 최근 구멍이 뚫린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스럽다.
한편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주말 부동산 가격 급등을 염려하면서 금리인상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혔다.
애매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발언의 수위 조절에 능했던 그린스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당히 직접적인 표현을 썼다. "최근 전세계 경제 활동은 여러 가지 형태의 자산을 통해 얻어진 자본 이익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 및 전망은 점점 더 자산가격 변화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이다.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뒤집어서 생각하면 집값 붕괴에 대비해서라도 미리 금리를 올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타이밍도 절묘하게 오는 31일 우리나라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 이미 윤곽은 상당부분 드러났다. 기대했던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은 무산됐고 남은 것은 우려 뿐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부동산 대책으로 역자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어 최근 매도세와 연관지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월말 변수들이 많다. 북핵 6자회담은 다시 다음주로 미뤄졌고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구름이 걷히고 푸르른 하늘을 볼 수 있을때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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