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촌이라고 하면 금세 5대양 7대륙이 떠올려지지만, 과거에 각 대륙은 마치 섬처럼 떨어져 있는 고립된 공간이었습니다. 1415년 포르투갈의 세우타 점령이 유럽인들의 첫 번째 아프리카 진출이었고, 그 이후 인도 항로를 개척함으로써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 등 각 대륙이 바닷길을 통해 서로 연결됐습니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의 주역이라는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포르투갈은 해양성 기후이기에 겨울에도 따뜻하고, 남한 면적과 비슷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에 불편함도 없습니다. 카톨릭 국가이지만 과거에 무어인들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어 이슬람 문화도 융합됐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으로 알려진 건강한 음식과 함께, 워싱턴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축배주로 사용되었던 마데이라와인 혹은 달콤하면서도 강렬한 포트와인은 세계적인 주정강화 와인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포르투갈인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그들 특유의 느림의 철학과 여유로움이 와 닿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는 포르투갈이 시간이 머무는 곳이라고 불리는 데에도 공감이 됩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불편함과 답답함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햇빛에 반짝이면서 출렁대는 물결과 달빛이 고요하게 내려앉은 물결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우치는 환희의 순간도 맛볼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2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포르투갈을 방문했었는데, 이는 당시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 8번째 규모였습니다. 흥미로운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 따뜻한 기후와 건강한 먹거리, 맑고 깨끗한 자연,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포르투갈은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