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값 오르니…전셋값도 덩달아 상승

36주만에 아파트 전세 0.01% 상승
송파·광진·마포·강남 6월 오름세
정비사업 따른 이주 수요 늘어나
  • 등록 2019-07-10 오전 2:00:00

    수정 2019-07-10 오전 8:54:21

서울 강남구 아파트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약세를 면치 못하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까지 매매값을 따라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여름철 전세시장은 통상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데도 새 아파트 입주가 최근 주춤하면서다. 일시적 반등에 불과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공급이 제한돼있는 상황에서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개월 만에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일 기준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1%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한 것은 지난해 10월 넷째 주 이후 36주 만이었다.

월별 기준으로 봐도 아파트 전셋값이 반등한 자치구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4월부터 상승 반전한 송파구(6월 0.18%↑)에 이어 광진구(0.19%)와 마포구(0.08%), 강남구(0.06%) 등이 6월 오름세를 보였다.

비수기인 여름철 전셋값이 오른 배경엔 줄어든 새 아파트 입주량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분기 1만2543가구에서 2분기 7549가구로 감소했다. 상반기 물량을 합하면 2만92가구로 지난해 상반기 1만1262가구보다 많긴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2만5801가구에서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비해 재건축 등으로 이주 수요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계속된다. 송파구에선 잠실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등이, 서초구에선 잠원동 한신13차 등이 각각 이주를 마쳤거나 이주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를 두고 감정원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 수요 등으로 누적된 매물이 소화됐다”고 분석했다.

새 아파트로의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 시기별 6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보면 지은 지 5년 이하인 아파트의 경우 전월 대비 0.07% 오르며 8개월 만에 상승한 데 비해 5~10년(-0.02%), 10~15년(-0.10%), 15~20년(-0.03%), 20년 초과(-0.09%) 등 구축 아파트 전셋값은 여전히 약세를 나타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봄 이사철이 끝났지만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쌓였던 전세 물량도 해소되고 규모가 큰 단지에서의 전세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일시적일 수도” VS “매물 부족”

서울 아파트 매매값과 함께 오름세로 돌아선 전셋값은 지역별 격차가 갈릴 가능성이 커보인다. 수요와 공급 간 격차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강동구에만 9239가구가 입주하는 데 비해 성동·양천·관악·동작구 등은 입주물량이 전무하다. 오는 10월 2000가구 넘는 대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이주를 시작하지만 강남(1320가구)·서초(180가구)·송파(697가구) 등 물량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에서 반포주공1단지 이주수요를 받아줄 만한 새 아파트 입주 등이 마땅치 않고 서초·동작 등 일부 자치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입주 물량이 몰린 강동구는 전셋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전반적으로 좀더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40만가구가량이 주택임대사업자 등록하는 등 실수요자가 구입할 수 있는 주택 매물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본격 이사철이 다가오면 아파트 전셋값이 강보합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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