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가장 선량하고 착한 아이”…신림 피해자 애도 물결

  • 등록 2023-08-21 오전 6:32:39

    수정 2023-08-21 오전 6:32:39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한 아이였다. 싫은 소리도 못 하고 힘든 일도 맡아서 했다…”

서울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 빈소. (사진=뉴스1)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초등학교 교사 A씨 빈소 앞에는 대학 동기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였다. 빈소를 방문한 사람들은 A씨에 대해 책임감 강하고 선량한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A씨의 대학 동기 김모씨는 언론에 “원래 성실한 친구라 아침 8시 30분에 근무를 시작하더라도 꼭 1시간 일찍 가는 아이라서 그날도 빨리 출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방학 중에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모두가 꺼리는 데도 본인이 맡아서 한 거였다”면서 “정말로 선량한 친구가 일하러 가다가 그렇게 됐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대학 동기도 “친구가 사실 방학 기간에 신림동 자취방에 있을 이유가 없는데 워낙 솔선수범하는 친구다 보니 남들이 꺼리는 방학 중 연수를 맡았다가 그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성격이라 학부모들이 과도한 요구를 해도 웃으며 받아줬다고 한다. 대신 답 문자를 써주기도 했다는 대학 동기는 A씨를 “그야말로 천사같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한 현모씨는 “코로나로 격리됐을 때 몰래 도시락을 가져다 주면 그것도 미안하다며 나한테 선물 쿠폰을 보내던 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같은 동호회원 윤모씨도 “대회를 하면 미리 계획해 발표자료까지 만들고 솔선수범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근조 화한이 놓인 A씨 빈소. (사진=연합뉴스)
유족과 지인들에 따르면 A씨는 학교 방학 기간이었던 지난 17일 오후 2시 교내에서 예정된 연수 업무를 위해 평소 자주 이용하던 등산로로 출근을 하던 길에 변을 당했다.

A씨는 방학 기간에 5일 동안 진행되는 교직원 연수 기획·운영을 맡았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은 연수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고 한다.

A씨의 오빠는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보직을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라며 “스무살 때부터 집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 사치도 안 부리고 월급을 모아 내년에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며 울먹였다.

A씨의 사촌 언니도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한 아이였다. 싫은 소리도 못 하고 힘든 일도 맡아서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사건 이후 의식불명 상태였던 A씨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피의자 최모(30)씨에게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간살인죄는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와 달리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처벌할 수 있다.

최씨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인 너클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A씨를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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