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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려면 ‘부자 마인드’를 가져라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증권·부동산·경매를 공부하는 재테크 모임이 일상화되고 있다. 서울 선릉역 근처 ‘스타 라이브러리’, 강남역 근처 ‘토즈’, 자바시티 교보타워점에서는 10~50명 단위의 재테크 모임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현선 토즈 강남점장은 “낮에 4팀, 밤에 9팀 정도 예약이 몰리고 있다”며 “주중이건 주말이건 (재테크 모임이)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최근 화두는 ‘부자 마인드’다. 부자 마인드란 재테크를 중장기적 전략에 따라 바라보고, 부자가 지녀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사회적 책임) 정신까지도 가져보자는 것이다. 예컨대 한 부동산 투자모임에서는 작년 말 기부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자매결연을 맺은 데 이어, 관악기(管樂器)인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회원들이 모여 연주회도 가졌다. 온라인 사이트 프리챌에서 활동하는 ‘부자아빠가난한아빠’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리더십 훈련을 받고, 경제·문화 등 다양한 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서평단을 운영하고 있다.
박정민 ‘부자아빠가난한아빠’ 운영자는 “당장의 투자정보만 교류하는 곳이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활동하고 인맥을 만들자는 게 최근 재테크 모임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위즈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요즘 재테크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당장 필요한 정보도 얻지만, 이를 중장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부자 마인드’를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흐름은 재테크 모임 초기에 유행했던 공동 투자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 1만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부동산 관련 동호회만 10여개에 이르고, 30억~40억원을 번 고수(高手)층이 두터워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호회 관계자들은 적게는 3000만~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10여명이 투자해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가 수십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회원들끼리는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를 공유하고, 번갈아 민원을 제기한다.
이 같은 세력화에는 사실 위험도 크다. 50여명이 모여 지난해 경기도 강화도 부근의 한 섬에 공동 투자했던 인터넷 동호회는 형질변경에 실패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결국 회원 간의 고소 사태로 이어져 운영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더 위험한 것은 이렇게 문제가 됐던 운영자들이 다른 사이트를 열어 또다시 공동투자에 종종 나서고 있다는 것.
경매정보업체 굿옥션 안동건 기획실장은 “재테크 모임이 커지면서 분위기를 흐리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공동투자를 빙자한 사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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