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 찍기보다 ''돈 버는 눈''을 키운다

직장인 재테크 모임 업그레이드!
  • 등록 2006-03-20 오전 8:11:56

    수정 2006-03-20 오전 8:11:56

[조선일보 제공]


▲ 게임을 통한 세미나 및 리더십 트레이닝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근처 회의실만 전문으로 제공하는 공간인 토즈에 ‘부동산투자정보와 투자자들의 모임’(부투모) 회원 40여명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토의 주제는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지식경영’중에서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자는 것. 언뜻 부동산과 무관해 보이지만, 7~8명씩 조를 짠 회원들은 토론에 열을 올렸다. 가정사부터 투자 실패담까지 다양한 화제가 오갔다. 부투모 회원인 최성곤(36·회사원)씨는 “단순히 부동산뿐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나온다”며 “돈을 벌기 위해 투자대상을 찍는 수준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의 재테크 열풍은 단순하게 돈 되는 종목을 찾는 수준을 탈피, 미래 예측력을 키우고 공동으로 투자세력을 형성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돈을 벌려면 ‘부자 마인드’를 가져라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증권·부동산·경매를 공부하는 재테크 모임이 일상화되고 있다. 서울 선릉역 근처 ‘스타 라이브러리’, 강남역 근처 ‘토즈’, 자바시티 교보타워점에서는 10~50명 단위의 재테크 모임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현선 토즈 강남점장은 “낮에 4팀, 밤에 9팀 정도 예약이 몰리고 있다”며 “주중이건 주말이건 (재테크 모임이)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의 최근 화두는 ‘부자 마인드’다. 부자 마인드란 재테크를 중장기적 전략에 따라 바라보고, 부자가 지녀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사회적 책임) 정신까지도 가져보자는 것이다. 예컨대 한 부동산 투자모임에서는 작년 말 기부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자매결연을 맺은 데 이어, 관악기(管樂器)인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회원들이 모여 연주회도 가졌다. 온라인 사이트 프리챌에서 활동하는 ‘부자아빠가난한아빠’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리더십 훈련을 받고, 경제·문화 등 다양한 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서평단을 운영하고 있다.

박정민 ‘부자아빠가난한아빠’ 운영자는 “당장의 투자정보만 교류하는 곳이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활동하고 인맥을 만들자는 게 최근 재테크 모임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위즈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요즘 재테크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당장 필요한 정보도 얻지만, 이를 중장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부자 마인드’를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세력화로 힘 키우는 재테크 모임

또 하나의 흐름은 재테크 모임 초기에 유행했던 공동 투자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 1만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부동산 관련 동호회만 10여개에 이르고, 30억~40억원을 번 고수(高手)층이 두터워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호회 관계자들은 적게는 3000만~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10여명이 투자해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가 수십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공동투자의 구성원들도 업그레이드돼 있다. 한 경매 투자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는 “투자에 나서는 ‘초짜(초보)’들이 몇 년 전만 해도 ‘어디가 뜰 것 같으냐’고 물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공부하는 게 좋겠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이들 초보와 고수들은 짝을 이뤄 인천, 경기도 성남, 강화도를 누비면서 투자 물건을 찾는다. 단순히 물건을 사서 오르기를 기다리는 수준이 아니다. 형질 변경을 위해 물이 없으면 지하수를 뚫고, 전기를 끌어오기도 한다.

회원들끼리는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를 공유하고, 번갈아 민원을 제기한다.

이 같은 세력화에는 사실 위험도 크다. 50여명이 모여 지난해 경기도 강화도 부근의 한 섬에 공동 투자했던 인터넷 동호회는 형질변경에 실패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결국 회원 간의 고소 사태로 이어져 운영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더 위험한 것은 이렇게 문제가 됐던 운영자들이 다른 사이트를 열어 또다시 공동투자에 종종 나서고 있다는 것.

경매정보업체 굿옥션 안동건 기획실장은 “재테크 모임이 커지면서 분위기를 흐리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공동투자를 빙자한 사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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