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손목 관절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손목굴증후군 같은 질환이 흔하다. 손목굴증후군은 수근관증후군 또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불리며 손저림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목굴증후군 환자는 16만 4307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4만 4000명, 여성 12만명으로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손목굴증후군은 손가락으로 내려가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의 통로가 어떤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압박을 받아 나타난다.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종양, 임신, 비만, 당뇨, 갑상선 기능 장애가 있으면 더 잘 발생하고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남녀 모두에게서 발생하지만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하며,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호발한다. 임신 중에만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잠자는 도중에도 손이 타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고 난 후 손목을 털면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은 “손목굴증후군은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및 중지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밤에 심해진다”며 “간혹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하면 저림을 넘어 근위약 및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작업으로 인한 손목굴증후군은 지지대 사용, 컴퓨터 높이 조정 등으로 호전될 수 있으며 임신 중의 손목굴증후군은 출산 후 대부분 사라진다. 손성연 과장은 “손발저림의 대부분은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나타나며, 말초신경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찾아야 한다”며 “손목굴증후군은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므로 진료를 통해 감각이상의 위치 및 정도, 운동기능 약화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