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저거야, 선죽국민학교. 지금은 선죽제1중학교가 됐네…. 또 우리집이 이 길 왼편 저기쯤인데, 길을 넓히면서 없어졌구먼.” 개성에서 태어나 개성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윤정덕(71)씨는 “내 살던 동네를 지금 돌아다니고 있다니, 꿈같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역사 유적은 물론, 말로만 듣던 개성 시민들의 실제 삶을 눈으로 확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박물관에 이어 들른 선죽교에서는 ‘정몽주 선생의 핏자국’을 확인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길이 6.67m, 폭 2.54m 규모의 작은 돌다리를 보려고 60년 세월이 간 것이다. 최고령자인 송한덕(98)옹은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 표충비에서 비석을 어루만졌다. “나라에 큰일 터지려고 하면 이 비가 울었다고. 내 어릴 적에도 울었는데, 그러고 전쟁이 났지 아마?”
춤을 춘 사람은 윤씨만이 아니었다. 관광 성사의 주역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박연폭포 앞에서 통일문화예술인협회 홍성덕 이사장이 국악 창극 ‘황진이’ 중의 한 소절인 ‘박연폭포’를 부르며 소매를 끌자 관광객들 박수 속에 어깨춤을 췄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성사 후) 7년 만에 개성관광을 성사시켜 감회가 새롭다”며 “백두산 시범 관광도 9월 안에 성사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