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내가 다니던 학교야!"..꿈만 같네

현대아산 개성시범관광
  • 등록 2005-08-27 오전 11:52:34

    수정 2005-08-27 오전 11:52:34

[조선일보 제공] 개성(開城)이 문을 열었다. 26일 현대아산의 개성시범관광단 500명이 당일 일정으로 개성을 다녀왔다. 관광단은 이날 오전 6시 서울 경복궁을 출발,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에서 수속을 밟은 뒤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개성에 도착했다. 관광단은 개성 시내 고려박물관, 선죽교, 박연폭포 등 유적지를 둘러본 후 오후 6시쯤 서울로 돌아왔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저거야, 선죽국민학교. 지금은 선죽제1중학교가 됐네…. 또 우리집이 이 길 왼편 저기쯤인데, 길을 넓히면서 없어졌구먼.” 개성에서 태어나 개성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윤정덕(71)씨는 “내 살던 동네를 지금 돌아다니고 있다니, 꿈같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역사 유적은 물론, 말로만 듣던 개성 시민들의 실제 삶을 눈으로 확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고려박물관에 이어 들른 선죽교에서는 ‘정몽주 선생의 핏자국’을 확인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길이 6.67m, 폭 2.54m 규모의 작은 돌다리를 보려고 60년 세월이 간 것이다. 최고령자인 송한덕(98)옹은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 표충비에서 비석을 어루만졌다. “나라에 큰일 터지려고 하면 이 비가 울었다고. 내 어릴 적에도 울었는데, 그러고 전쟁이 났지 아마?”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 숭양서원에 이어 점심식사 후 들른 박연폭포에서 흥분은 극에 달했다. 실향민 윤준배(67)씨가 소리쳤다. “개성에서 60리 떨어진 장단면에서 아버지 자전거 꽁무니에 타고 놀러오곤 했던 데야, 다시 왔어, 다시, 기뻐, 기뻐…!” 전쟁 전 임진강 북쪽 장단면에 살았던 윤씨는 노래를 부르다가 마침내 춤을 췄다.

춤을 춘 사람은 윤씨만이 아니었다. 관광 성사의 주역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박연폭포 앞에서 통일문화예술인협회 홍성덕 이사장이 국악 창극 ‘황진이’ 중의 한 소절인 ‘박연폭포’를 부르며 소매를 끌자 관광객들 박수 속에 어깨춤을 췄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성사 후) 7년 만에 개성관광을 성사시켜 감회가 새롭다”며 “백두산 시범 관광도 9월 안에 성사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관광객 한 명이 낸 돈은 19만5000원. 당일관광으로는 무척 비싼 가격이다. 북한측은 관광비용으로 한 명당 150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본 관광 때는 관광 비용을 더 낮추도록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범관광은 9월 2일, 7일에 또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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