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의 힘이 `사막을 오아시스로`

두산重, 중동 후자이라·소하르 플랜트 공장을 가다
  • 등록 2006-09-19 오전 9:00:00

    수정 2006-09-19 오전 8:34:47

[아랍에미레이트·오만=이데일리 좌동욱기자]18일 오전 아랍에미레이트(UAE)연합의 두바이(Dubai). 고층 빌딩 스카이 라인 사이 사이로 타워 크레인들이 보인다. 곳곳이 공사판.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25%가 중동지역에 몰려 있을 정도다.

고층 빌딩 사이로 잔디와 나무들이 우거진 `도심 숲`이 눈에 띈다. 이런 녹색 띠는 국도를 따라 다른 도시로 연결된다.

두바이에서 인근 도시 사라자(Sharjah)로 가는 국도에는 아열대 야자수 나무들이 약 5미터 간격으로 촘촘히 심겨있다. 잘 가꿔진 녹색 잔디밭이 야자수 나무들을 에워싸고 있다.

두산중공업(034020) 김규중 과장은 "흙 밑으로 우리나라 주택의 난방 보일러 파이프처럼 물을 공급하는 호스들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열사의 땅` 중동 두바이는 녹색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21세기 두바이를 특징짓는 두 가지는 `건설프로젝트`와 `그린화 정책`이라고 중동인들은 말한다. 사막을 녹색화하겠다는 것은 중동인들의 오랜 꿈이다. 고 유가로 오일달러가 넘쳐나면서 이들의 꿈은 현실화되고 있다.

이 처럼 화려한 `변신`이 가능한 것은 후자이라 등 인근에 위치한 대형 담수 플랜트가 엄청난 량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규중 과장은 "아랍에미레이트의 인구는 400만에 불과하지만 담수 공급능력은 1200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정동방향으로 돌산으로 이뤄진 하잘 산맥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막을 2시간 정도 통과하면 아랍에미레이트 7개 토호국 중 하나인 후자이라에 도착한다.

후자이라엔 두산중공업이 2004년 6월 준공한 발전·담수 플랜트(사진)가 위치해 있다. 하루 생산되는 물의 양은 45만톤으로 150만명이 마실 수 있는 규모다.

높이 16미터, 지름 90m 규모의 거대한 물저장 탱크 5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탱크 1기는 하루 30만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담고 있다. 국가 기간시설이기 때문에 사전 승인 없이는 출입이 금지된다.

발전·담수 플랜트는 물탱크 인근 16만평 부지에 자리잡고 있다. 가스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열로 해수를 증발해 담수를 만들어낸다.

변희태 두산중공업 담수본부 차장은 "후자이라 플랜트는 두산중공업이 발전과 담수 프로젝트를 함께 건설하는 EPC(일괄공급) 방식으로 수주한 첫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발전과 담수프로젝트는 워낙 규모가 커 과거 플랜트 시공업체들은 분리해 시공했다. 하지만 발전과 담수 프로젝트를 함께 건설할 경우 건설·운영비가 분리 시공에 비해 50% 정도 절약되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설명.

중동인들이 이 플랜트 공장에 주목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원모듈(One Module) 공법을 이용해 증발기 설치 공기를 6개월 이상 단축시킨 것.

원모듈 공법은 담수공장의 핵심설비인 증발기를 국내 공장에서 제작해 현지에서 설치한다. 고온과 사막먼지 등으로 현지 제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간적 한계와 불량률을 원천 봉쇄한 것. 3500톤 규모 축구장 크기만한 배가 이 증발기를 실어 날랐다.

이 담수 설비는 원래 먹을 물을 생산하기 위해 설치됐으나 현재는 공업용수와 식수(植樹)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물은 후자이라에서 200km 떨어진 알 아인(Al Ain)시에 공급된다. 알 아인은 UAE 수도인 아부 다비(Abu Dhabi)에 속한 시로 세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얀 현 UAE 대통령 가족의 고향이다.

변희태 차장은 "로얄패밀리의 도시라는 상징성 때문에 정상적인 담수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수주절차와 평가도 까다로왔다"고 말했다.

두바이의 녹화 사업은 중동 전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다.

차로 오만만을 따라 2시간 가량 남하해서 도착한 곳은 두산중공업이 현재 건설 중인 오만의 소하르 발전·담수 플랜트 공장.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4년 9월 이 플랜트 공사를 4억1000만달러에 수주했다. 현재 공정률은 92%로 내년 4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각) 온도는 섭씨 38도를 기록했다. 김상백 두산중공업 소하르 공사관리관(차장)은 "오늘은 다소 선선한 날씨"라며 "더울 땐 50도까지 올라가는 온도로 숨이 턱턱 막힌다"고 말한다.

이 발전·담수 플랜트 공장도 두산중공업이 EPC 방식으로 수주했다. 공장이 가동되면 소하르 전체 전기 발전량의 17%, 전체 담수 생산의 33%를 담당한다.

공사 감독을 위해 고용된 이탈리아인 보스코 주세페 세페 소하르 플랜트 공사감독관은 "두산은 기술 수준 뿐 아니라 운영 능력 면에서도 일본, 유럽 기업들과 큰 격차가 없다"며 "현재 중동 발전·담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두산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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