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등불] “눈물이 많은데 ‘안구건조증’이라고요?”

양순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교수
  • 등록 2022-05-14 오전 8:54:00

    수정 2022-05-14 오전 8:54:00

[양순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교수] 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며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따뜻한 날씨에 야외 나들이를 나가서 책 한권 펼쳐든 60대 여성 A씨는 새로운 결심을 합니다. ‘그래, 날씨도 좋아졌으니 책이나 많이 읽어야겠다.’

책장에 있는 책 한권을 집어 들고 약 50페이지 정도 읽던 A씨는 갑자기 눈이 시리고, 글씨가 번져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내 양쪽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더니
양순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교수
도저히 책을 더 읽을 수 없어 책장을 덮어 버리고 맙니다.

앞서 말씀 드린 증상은 대부분 안구건조증 때문에 나타납니다. 아마도 이런 증상을 겪어보신 분들이 꽤 많으실 겁니다. 2001년 65세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상자들의 약 30% 이상에서 안구건조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여성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꽤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7년 국제 안구건조증 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눈물의 생산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눈물 증발이 많아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 눈에는 눈물샘이라는 기관이 있어 이곳에서 눈물을 생산하게 되는데 노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기본 눈물 생산량이 줄어들 수 도 있고, 또한 쇼그렌 증후군 같은 내과적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눈물 생산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젊은 층에서도 안구건조증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스마트폰을 계속 본다든지, 컴퓨터 작업을 장시간 하는 것으로 인해 눈물 증발이 많아져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보다는 위에 언급한 원인들이 복합되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안구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는 염증 중 대표적인 것이 마이봄샘 이상입니다. 눈꺼풀에 위치한 마이봄샘이라는 곳에 염증이 생겨 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이 있는 분들의 경우 눈꺼풀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고, 이를 제대로 치료해야 더 좋은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눈꺼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꺼풀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안을 할 때, 눈꺼풀 부근을 순한 유아용 비누로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면 좋고, 또한 시중에서 판매하는 눈꺼풀 세정제를 이용하여 아침, 저녁으로 눈꺼풀을 닦아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 발생한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앞이 어릿어릿하게 보일 경우 가까운 안과를 방문하여 체계적인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눈물이 자꾸 눈에 고여서 안과를 방문했는데,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실제 눈물이 많아서 눈물이 고이는 것이 아닙니다.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우리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눈물층이 파괴되고, 그에 따라 생기는 반사 눈물 때문에 눈물이 고인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실제 이 반사 눈물은 인공누액을 점안하여 안구건조증 치료를 하면 오히려 줄어들게 됩니다. 아직은 안약 한 방울, 먹는 약 한 알만으로 안구건조증을 완벽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하지만 안과에서 꾸준히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신다면, 건강한 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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