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불가능해진 술자리를 대체하는 문화로 발전한 홈술, 혼술로 인해 2,30대 1인 가구의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1년 가구의 가공식품 소비 지출 변화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의 주류 소비량이 2인 이상 가구보다 높았다. 1인 가구의 주류 소비량은 맥주, 소주가 각각 4위와 12위로, 2인 이상 가구의 7위, 16위에 비해 모두 높은 순위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2~30대 1인 가구의 가공식품 소비량 중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로 2인 이상 가구의 7.3%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가구주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주류 소비량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알 수 있다. 전체 가공식품 지출액 중 맥주 소비량이 20대 이하 및 30대 가구에서는 4위, 40대 가구에서는 6위를 차지한 반면 60대 이상 가구에서는 18위를 차지했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동안 혼술,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의 한 형태가 되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술자리나 회식 등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지만, 집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술을 마시는 것에 익숙해진 데다 아직은 대면 모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홈술을 즐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도 가정용 시장이 향후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 주류 시장의 중심 트렌드가 홈술로 옮겨왔다고 보고 편의점이나 마트 등의 가정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수제 맥주 제품 출시, 할인행사, 한정판 판매 등 젊은 홈술족들을 타겟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발표하고 있고, 대형마트 역시 홈술을 즐기는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획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강 원장은 “알코올 사용 장애는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를 빨리 인지하는 것이 의존과 중독을 막고 회복의 과정을 거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혼자 술을 마시다 보면 문제 행동이 생겨도 스스로 발견하거나 자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문제적 음주 단계로 진행된 후 행동 통제 능력에 어려움이 있거나 살이 급격히 빠지는 등의 신체적인 문제들이 드러난 후에야 주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도움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알코올 사용장애를 예방하려면 술을 마시면서도 본인의 음주 습관을 체크하고,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블랙아웃과 같은 신체적 신호뿐만 아니라 술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술 마시는 것을 감추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면 문제적 음주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것이니 간과하지 말고 현재 음주 습관을 즉각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