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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대통령께 이번 아트페어에 한번 오시라고 부탁드렸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 개막식에서 만난 박병원(61) KIAF 조직위원장은 에너지가 넘쳤다. 만면에 웃음을 띤 박 위원장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께 초청장을 보냈다. 아무래도 대통령이 방문하면 사람들이 아트페어를 더 주목하지 않겠느냐”라며 “아트페어에서 미술품이 잘 거래되도록 하는 게 금융인인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박 위원장이 처음 KIAF의 수장이 됐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국은행연합회장·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 등을 맡고 있는 국내 최고의 금융 전문가가 왜 갑자기 아트페어에 나섰는지 의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박 위원장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금융계 지인들과 미술계에서 박 위원장은 미술에 조예가 깊은 애호가로 통한다. 2005년 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출범한 아트뱅크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재정경제부 차관보 시절에 일찌감치 미술시장 육성에 눈을 떠 국가가 나서서 미술작품의 구입과 대여·전시를 하는 아트뱅크를 만들었다.
그래서 7일까지 열리는 이번 KIAF에선 아예 발로 뛰었다. 대통령은 물론 정·재계 VIP들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고 직접 초대의 편지를 썼다. KIAF 측 관계자 말로는 이런 정성에 힘입어 VIP 초청장을 작년보다 1000여장이나 더 찍었단다.
세계 주식시장에도 랭킹과 권위가 있듯이 우리 미술시장도 더 키워야 한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학교 미술교육을 실기 위주보다 감상 위주로 바꾸면 어떨까. 또 기업들의 미술품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서라도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그러면 누구나 그토록 바라는 문화융성과 사회공헌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