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후 카톡 프사 바꾼 경찰청장…"벼량서 손 놓아야 대장부"

휴일 제천 방문중 참사 발생..모른채 잠들어
  • 등록 2022-11-07 오전 7:33:38

    수정 2022-11-07 오전 7:33:3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카카오톡 배경화면에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의 글귀를 올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윤 청장은 지난 5일 ‘득수반지미족기 현애살수장부아(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 수한야냉어난멱 유득공선재월귀(水寒夜冷魚難覓 留得空船載月歸)’라는 문구를 찍어 카카오톡 배경화면으로 올렸다.

윤 청장이 올린 문구는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 나뭇가지를 붙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대장부’란 뜻이다. 이는 중국 송(宋)나라 선사 야부도천(冶父道川)이 지은 한 게송(불교 노래) 중 일부 내용이다.

이후 윤 청장은 다음날인 6일 오전 11시께 한글 설명 없이 한자 어구만 있는 버전을 올렸다가 2시간 뒤에 뜻이 적힌 버전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이후 오후 5시 45분께에는 석탑 사진으로 배경을 다시 바꿨다. 하루 반나절 사이 3번에 걸쳐 프로필을 수정한 것이다.

윤 청장은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후 본인의 프로필에 관심이 쏠리자, 같은 날 오후 7시께 해당 문구를 올린 배경화면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윤 청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일각에서 경찰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 캠핑장에서 취침하고 있어 관련 보고를 2차례나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충북 제천을 방문해 지인들과 월악산 등반을 한 뒤, 충북 제천경찰서 경찰관들이 워크숍 중인 캠핑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후 지인들과 식사를 한 뒤 오후 11시께 잠들어 제때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청장은 오후 11시32분께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인명 사고 발생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20분 뒤 다시 상황담당관의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다.

그는 결국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 59분이 지난 30일 0시 14분에 사고를 인지, 상황을 보고받고 서울로 출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후 11시1분에 보고를 받고 총력대응을 지시한 반면, 윤 청장은 윤 대통령보다 2시간여 늦게 상황을 보고받고 3시간 31분 뒤에 서울서 회의를 주재한 셈이다.

윤 청장은 지난 1일 대국민 사과 당시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계획이나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라며 “나중에 (감찰과 수사) 결과가 나왔을 때 그(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어느 시점이 됐든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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