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공연영상을 통한 국내 공연예술의 세계화에 앞장선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장형준(60) 예술의전당 사장이 밝힌 포부다. 장 사장은 “예술의전당 영상 사업도 이제 어느 정도 완성됐고, 세계에 알릴 우리 아티스트들도 많이 탄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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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장은 “예술의전당이 신작 오페라를 처음 선보일 2025년이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이 세계에 진출할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에 한해 베트남, 중동, 두바이, 오만 등의 외국인 관광객 투어와 매칭해 국내 오페라 공연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콩쿠르 입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K클래식’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장 사장은 “최근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콩쿠르 출전을 멈춰라’라고 말한 것에 공감하지만,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에선 (콩쿠르 같은) 모티베이션도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콩쿠르 결과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사장이 음악대학 교수로 키운 제자들 중에도 콩쿠르와 관계 없이 세계적인 연주자가 된 경우가 많다. 스코틀랜드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을 우등으로 졸업한 뒤 한국인 최초로 교수에 임용된 피아니스트 이시내도 그 중 한 명이다.
“제 첫 제자였습니다. 연주력이 뛰어난 학생이었죠. 스코틀랜드 유학 중 콩쿠르에 나갈지, 왕립유학원이 제공하는 시마노프스키 전곡 연주를 할지 갈등할 때도 함께 고민하며 후자를 추천했어요. 덕분에 박사 학위를 따고 유럽에서 피아니스트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페라, 클래식, 발레 등으로는 예술의전당이 겪고 있는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사장은 연말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같은 오페라 효도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각오다.
“공연장의 재정 문제는 코로나19 시대에 전 세계 공연장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다행히 기획재정부에서도 예술의전당의 기획공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