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실적 기록 갈아치울 듯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2조946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528억5200만원보다 550.7%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매출액도 1년 전인 3조9409억원보다 72% 이상 늘어 6조78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5000억원가량 더 늘어난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467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지 3개월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것이다.
일등공신은 D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D램가격은 상반기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 2분기에만 D램 고정가격은 전분기보다 12.4%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D램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 D램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국적 인터넷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고 서버용 D램 구매를 늘리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 애플과 구글 등 주요 IT 기업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D램을 끌어모으게 되면 D램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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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세계 2위인 도시바가 연이은 악재로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도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다.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반도체 자회사를 매각하려던 도시바는 협력 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와 마찰을 빚고 있다.
WD는 지난해 도시바와 일본 요카이치(四日) 공장을 공동 운영하던 샌디스크(SanDisk)를 인수하면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 도시바와 WD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D램 익스체인지 기준 34.7%로 1위인 삼성전자(36.7%)와 비슷하다. 그러나 도시바가 메모리 반도체 자회사를 매각해 경영자금을 확보하려고 시도하자 WD가 우선협상권을 요구하며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낸드 시장 점유율 세계 5위로 D램 점유율(2위)보다 다소 낮다. 이 회사가 도시바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도 낸드 기술 협력을 통해 낸드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를 강화해 3D 낸드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다. 3D 낸드를 생산하면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규모는 7조원에 이른다. 72단 3D 낸드를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와 이듬해 초 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낸드 수요는 올 하반기에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를 제외하고 3D 낸드를 양산하는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낸드 공급량이 부족하다”라며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3D 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낸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도시바와 손잡는다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