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아 "뮤지컬 '시카고'를 만나 더 자유로워졌어요"

3년 만에 돌아온 '시카고' 새 주역
청순함 벗어나 순수·섹시함 변신
"예쁜 척 안 하고 무대 빠져들어"
앙상블서 주연으로…"도전 계속할 것"
  • 등록 2021-05-11 오전 6:00:00

    수정 2021-05-11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이 없는 날에도 항상 록시를 생각하고 있어요. 침대에 누워 쉴 때도 록시의 대사를 저도 모르게 하고 있고요. 뮤지컬 ‘시카고’는 단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작품이거든요.”

뮤지컬배우 민경아는 요즘 그야말로 제대로 무대를 즐기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카고’에서 순수함과 섹시함을 모두 갖춘 록시 하트 역을 맡아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 중이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배우 민경아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민경아는 “‘시카고’를 통해 더 자유로워졌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평소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성격이고 에너지도 많은 편인데 록시 하트를 만나니 무대가 더 즐겁다”며 “주변에서도 내가 록시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해줘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카고’는 ‘시카고 장인’으로 불리는 뮤지컬배우 아이비 외에 2명의 새로운 록시 하트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민경아, 그리고 가수 티파니 영이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록시 하트 역에 낙점됐다.

특히 민경아는 지난해 뮤지컬 ‘렌트’의 모린에 이어 또 한 번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동안 ‘더 라스트 키스’의 마리 베체라, ‘웃는 남자’의 데아,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 ‘레베카’의 나 등 청순한 역할을 주로 연기했기에 더욱 흥미로운 행보였다. 민경아는 “록시는 ‘레베카’의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극을 이끌어 가면서 성장하는 인물이라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배우 민경아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3명의 록시 중 민경아가 꼽은 자신만의 매력은 “매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어 궁금증을 갖게 하는 록시”다. 무대에 설 때마다 느끼는 감정 그대로 록시 역에 빠져들어 연기하고 있어서다. ‘시카고’가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되는 작품인 이유다. 민경아는 “회가 거듭될수록 적응이 되는 뮤지컬도 있지만, ‘시카고’는 그렇게 적응해서는 안 된다”며 “매 순간 예쁜 척 하지 않고 모든 걸 내려놓은 채로 무대에 빠져들어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아의 새로운 변신은 관객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가고 있다. 민경아는 무대 위 가장 짜릿한 순간으로 넘버 ‘록시’를 꼽았다. 록시가 자신의 이야기를 독백 형식으로 부르는, 록시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넘버다. “혼자 해야 할 게 많아서 두려운 넘버였는데, 한 달 넘게 공연을 하고 나니 요즘은 ‘록시’가 가장 기다려져요. 관객이 록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거든요. 솔직하게 대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재미있고, 관객이 제 이야기에 빠져드는 모습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배우 민경아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뮤지컬배우의 꿈을 키워온 민경아는 앙상블부터 시작해 대극장 주연까지 올라온 뮤지컬배우다. 탄탄하게 실력을 갈고 닦아온 만큼 차세대 뮤지컬 주역으로 손꼽힌다. 최근엔 절친한 뮤지컬배우 정선아를 비롯해 김준수, 차지연, 박혜나 등이 소속돼 있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는 “전미도 선배님이 출연했던 연극 ‘비(BEA)’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기회가 되면 연극 무대에도 서보고 싶고 영화 스크린을 통해서도 더 많은 대중과 만나고 싶다”며 “뮤지컬배우로도 도전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뻔하지 않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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