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에 ‘봄날’은 오는가

  • 등록 2018-04-02 오전 6:00:00

    수정 2018-04-02 오전 6:00:00

어제 오후 평양 대동강변에 위치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남한 예술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조용필을 비롯한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등 우리 출연진들은 대략 2시간 동안에 걸친 무대 공연을 통해 북한 청중들의 열띤 박수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한의 정서적 동질성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나 다름없다. 공연 실황이 남측의 우리 시청자들에게 직접 중계되지 못한 게 안타깝기만 하다.

이번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에 성사됐다는 자체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예술단이 강원도 강릉과 서울에서 가진 공연의 답방 행사로 기획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서로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관계회복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공연에 내걸린 ‘봄이 온다’는 표제처럼 겨우내 얼어붙었던 얼음장을 뚫고 평화협력을 다짐하는 물꼬가 트이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있어 이처럼 정서적인 분위기만을 앞세우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른 것도 틀림 없는 사실이다. 북한 핵문제가 현실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바로 어제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연습이 시작된 데서도 한반도가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말해준다. 연합훈련이 평창올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이 늦춰진 데다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감안해 훈련 기간이나 규모가 작년보다 축소되긴 했지만 대응태세만큼은 단호하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사흘 전에는 대북 제재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홍콩, 대만 국적 선박과 무역회사들까지 대거 제재 리스트에 추가됐다. 북한이 자초한 결과이므로 스스로 풀어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와 관련한 신뢰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반도에서 진정한 봄날을 가약할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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