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공공 주도 사업 후보지의 경우 주민 의견 수렴 여부가 관건이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주민들의 반발도 큰 상황이라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내비친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길뉴타운 해제구역 몽땅 개발되나
신길뉴타운은 오랜 사업 기간에도 전체의 절반 정도가 여전히 노후도가 극심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전체 16구역 가운데 3·5·7·8·9·11·12·14구역 등 8곳은 입주를 마쳤으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세운 뉴타운 출구 전략으로 1·2·4·6·13·15·16구역 등 7곳은 정비구역 해제되며 사업이 멈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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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중인 공공재건축·공공재개발·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은 사업 주체와 방식, 투기방지책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민간이 아닌 공공 주도의 사업이라는 큰 틀에서는 결이 같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들은 민간 정비사업으로는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정체된 곳이다. 공공의 참여·지원 하에 사업성을 높이게 될 경우 속도감 있게 도심 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 추산에 따르면 공공개발 사업을 통해 신길뉴타운은 총 7000여 가구가 조성될 전망이다. 신도시급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가 들어서는 셈이다.
신길뉴타운 구역 중 현재 신길10구역만이 유일하게 민간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신길뉴타운 해제구역 전체가 개발사업에 몸 담고 있는 상황이다. 신길10구역 관계자는 “최근 LH에서 공공주도 사업제안이 왔지만 자체 분석 결과 민간재건축이 낫다고 판단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 “다른 구역은 공공주도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규제 완화를 천명한 만큼 민간개발에 올인할 것”이라고 했다.
주민 반발 일차적으로 넘어야
공공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신길13구역의 박인식 신미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주민 10%의 희망으로 공공재건축에 나섰지만 사업성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심층 컨설팅을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의 경우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과 달리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성만을 평가해 발표한 곳이기 때문에 주민동의를 구하는 작업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사업은 2·4 대책 발표 이후인 2월 5일부터 개발사업 지역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에게는 우선공급권(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한다는 점에서 현금 청산 대상자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행동과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조합들이 공공을 통해 정비사업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 많아졌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러 가지 저울질을 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초기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오 시장이 민간개발에 힘을 주겠다고 한만큼 조합들의 셈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열악한 서울 주거지역에 관해서는 공공이나 민간이나 개발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입지적 장점이 훌륭한 신길동은 향후 천지개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