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현대발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가

  • 등록 2000-08-13 오후 8:49:09

    수정 2000-08-13 오후 8:49:09

현대의 자구계획안 확정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현대의 자구계획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등은 "진통" 끝에 나온 자구계획안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것을 기대했다. 이는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여론몰이"로 해석할 수도 있다. 주식시장 반응은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증시가 바닥권 탈출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빨리 현대자구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김대중 대통령이 "이번주안에 현대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해 이른바 "DJ효과"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증시전문가들은 이를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현대 자구안 발표는 단순한 기술적반등이상으로 오름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리젠트증권은 현대의 자구계획안 확정 등 주말에 여러 가지 호재가 쌓여 월요일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13일 밝혔다. 리젠트증권에 따르면 현대의 자구계획안은 지난 7월 11일의 자구계획안과 비교할 때 금액상으로는 285억원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내용면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부동산 매각 등을 제외하고 거래가 상대적으로 쉬운 유가증권 및 해외자산 등을 매각 대상에 포함시켜 7월안보다 진일보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리젠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번 현대의 자구의지를 인정해 현대그룹의 단기 유동성 문제가 상당기간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수정자구계획안은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충족시킨 것이라고 정부-채권단은 평가했다. 금요일(11일) 미국 증시도 오름세로 마감됐고 시중은행들이 예수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분류된다. 현대 계열사의 채권 거래가 재개되고 투기등급에 대한 거래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리젠트는 월요일(14일)에는 개장 초반부터 적극적인 주식 사들이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오후장에도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구계획안 자체보다는 그동안 팽팽한 긴장을 보였던 정부와 재계의 대화채널이 다시 복원될 움직임을 보인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가 양보한 게 아니라 정부와 채권단이 양보해 "억지로" 도출해낸 합의라는 것이다. 우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씨 3부자 퇴진문제에 대해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약속한 3부자 퇴진에 대해 현대측은 "상징적 의미"라고 밝히거나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는 식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유동성문제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건설업은 특성상 금융경색의 문제가 발생될 때는 항상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수 있는 성격의 사업"이라며 업종특성에 원인을 찾고 있는 것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현대는 자산을 파는 것외에 어떠한 자구노력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잇다르고 있다. 현대가 일방적인 "협조융자"를 얻어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현대자구계획안은 회수가 불확실한 이라크미수금의 할인매각 추진 등 그동안 나온 얘기들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혹평도 받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현대의 자구계획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것이 많다기 보다는 시장이 현대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강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발표 시점 이후의 시장상황을 긍정적인 것으로 성급히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14일자 데일리에서 "이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이라고 해서 모두 좋게 볼 일도 아니며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어쨌든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현대문제가 해소됐다고 전제한다면 지수 모멘텀 형성강도는 수급개선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월말과 같은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시에는 나스닥지수의 급반등이라는 매수모멘텀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주목만할 점은 현대문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대문제의 조기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퇴색한 것이다. 현대그룹주의 상승과 외국인투자가의 선별적인 매수세는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주의 차별적인 움직임은 시장 전체적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작년 8월 대우그룹 워크아웃 때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임을 점치게 한다. 어쨌든 현대의 자구안발표로 주식시장이 강세장으로 반전할 수 있지만 수급개선이 이뤄지지 않거나 현대가 예상보다 작은 아픔으로 협조융자를 얻어내고도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엔 기술적 반등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증권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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