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 당국과 회계 업계 따르면 내년 첫 주기적 지정대상 220곳 중 안경이 맡아온 13곳이 각각 증권선물위원회(금융감독원에 위탁)가 지정한 다른 회계법인으로 변경된다. KNN(058400) 넥센(005720)과 같이 부산·경남 지역에 본사가 있는 ‘알짜배기’ 회사를 당분간 내주게 되면서 시름이 더 깊다.
반면 주기적 지정대상 회사 가운데 안경이 새로 맡게 된 회사는 0곳이다. 안경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경남 창원시와 대구시에 각각 본부를 운영하고 있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회계법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첫 주기적 감사인 지정 결과를 받아들고선 상실감에 빠졌다.
주기적 지정 제도가 다음 달부터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지방회계법인이 직격탄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탄식이 나오는 단적인 사례다. 지역 경기 악화로 지방을 떠나는 회사가 늘면서 지방 소재 회계법인이 고사할 판인데 지역 형편에 대해 큰 고려 없이 회계 투명성만 강조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이미 예견된 만큼 앞으로 회계사 영입 경쟁에 더 불이 붙으리라 전망했다. 안경이 이런 사전통지를 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삼일 등 대형회계법인에 크게 못 미치는 회계사 머릿수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안경 소속 회계사는 총 51명이다. 이에 반해 업계 1위인 삼일은 올해 6월 말 현재 2311명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