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영국 5위 모기지 대출업체 노던록 파산 위기와 프랑스 2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G) 금융사고를 당하면서 생각이 바뀐 것.
프랑스 경제장관은 유럽중앙은행(ECB)에 통화정책에서 인플레이션보다 경제성장에 비중을 둘 것을 주문했다. 또 영국 의회는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은행 구제에 선제적 대응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SG사태 당한 프랑스, ECB에 금리인하 압박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에게 "(ECB가) 물가 안정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의 (성장을 중시하는) 의견에 민감하게 대응해줄 것을 바란다"며 "우리가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만 한다는 것을 직시하자"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BOE, 캐나다 중앙은행 등의 금리 인하 결정에 동참하지 않고 인플레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인플레가 ECB 한계치 2%를 웃돌았다며 기준금리를 현행 4.0%로 동결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지난 25일 SG의 49억유로(72억달러) 금융사고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제롬 커비엘 SG 주식파생상품 트레이더를 체포했다. 경찰은 연장 시간까지 포함해 총 이틀 동안 커비엘을 조사할 수 있다.
◇英 "노던록 사태는 시스템 실패" 규정..선제대응 강화
영국 의회는 노던록 위기 보고서에서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시스템적으로 실패했다며, BOE에 은행위기시 선제적 구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하원 예산위원회는 위기에 몰린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기를 감지하고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BOE가 새 부서를 만들 것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이 미래 은행 위기를 막기 위해 은행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기 몇 일 전에 나왔다.
보고서의 논조는 전보다 더 강화된 것으로, BOE와 FSA의 규제기능을 더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 BOE의 부총재와 금융안정 담당 관리를 통화정책회의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