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C병원을 찾은 윤정민씨(41) 이같이 말하며 답답해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는 백신 접종을 하고자 병원을 찾은 어르신이나, 외국인 등이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0일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돌아서 나가던 황상진(45)씨는 “병원에 진료할 수 있는지를 물으려 내내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직접 병원에 왔더니 똑닥 얘기만 하더라”며 “인터넷에 검색해도 사전 예약해야만 진료가 가능하단 얘기가 없었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만난 한 아이 엄마는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소아과에 왔는데 똑닥이 뭐냐고 묻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며 “예약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따라가 보니 휴대폰도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해당 병원에 ‘똑닥’을 가입하지 않으면 진료를 받을 수 없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불가하다”며 자리를 피했다.
그런데 비브로스는 지난 9월부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유료화로 전환해 매달 1000원, 연간 1만원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약이 순식간에 끝나는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는 이들이라면 선택의 여지 없이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이용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똑닥’으로 예약을 받는 환자만 받는 병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픈 사람은 누구나 찾을 수 있어야 할 병원이 특정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진료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C병원이 위치한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의료법 위반 사항이라 조사를 하려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조사를 위한 근거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문서로 민원을 올려줘야 빠른 조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픈 상황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더라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제기를 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결국 비대면진료 활성화를 추진 중인 정부의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와 꼼꼼한 제도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비슷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