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을 개발할 유학생을 모집합니다.” 1989년, 카이스트 학부 졸업을 앞둔 5명의 청년은 게시판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영국 유학을 결심했다. 영국에서 인공위성 제작 기술을 배운 이들은 1992년 최초의 국적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했다.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이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이제 ‘우주산업’ 강국으로 도약 중이다. 지난 6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로켓 누리호가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이달 5일엔 달 탐사선 다누리도 성공적으로 발사해 달을 향한 5개월의 여정에 돌입했다. 우리별 1호 이후 30년간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에 쏟아온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쎄트렉아이 러시’는 우리별 1호 연구진이 뜻을 모아 만든 국내 최초 우주 기업으로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쎄트렉아이의 성공담을 담은 책이다. 쎄트렉아이의 창립자인 박성동 전 의장, 천문학자 이강환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우리별 1호 연구진이 회사를 설립한 과정부터 우주산업 분야에서 처음이라는 기록적인 코스닥 상장, 그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천문학적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기까지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에 도움이 될 노하우도 수록됐다. 쎄트렉아이의 이야기는 흔한 벤처기업 성공의 예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대학 내 연구소에서 연마한 ‘기술’로 회사를 설립한 아주 특별한 케이스임을 알 수 있다.
이과 전공 학생들은 대부분 학계에 남아 교수를 하거나, 연구소나 대기업 취직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박 전 의장은 “세상에 대한 불만을 당차게 표출하는 옵션”으로 창업을 들며 “편견에 갇힌 이들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도전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