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략)하산길 걱정

  • 등록 2008-08-27 오전 8:13:56

    수정 2008-08-27 오전 8:13:56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정상이 멀면 오로지 정상만 보고 오른다. 그러나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슬슬 내려갈 길을 걱정하게 된다. 너무 많이 올라왔나 고민되기도 하고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어제 환율 급등세를 보는 시선이 이랬다. 예상치 않았던 고지 1057원선을 넘어서고, 1090원 근처까지 단숨에 내달리자 이제 내려갈 걱정도 조금씩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주변 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환율이 꿈틀거리면 물가 공포가 확산되면서 제일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채권시장이 의외로 무덤덤했던 것. 이제 환율이 더 오를 여지가 있을까 하는 회의론에 채권금리는 사흘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스왑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환율 급등 여파로 선물환 매도 압력이 높아지면서 스왑 베이시스는 확대일로를 걸었다. 1년물은 -200bp 이상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전일 스왑 베이시스도 모처럼 되돌려지는 모습이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환율 폭등에 따른 영향권에 있었지만 오후들어서는 `과도하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때문에 한때 10bp까지 하락했던 5년 통화스왑(CRS) 금리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 내에서도 이제 거의 다 온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 기사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이 그 징후라는 얘기도 나온다. 롱 플레이도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밤사이 뉴욕 금융시장은 기존 흐름과 다를 바 없었다. 유가는 오르고 달러는 강세를 보여 유로화에 6개월래 최고치를 보였다. 몇몇 경제지표 호조로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신용경색이 풀릴 것이란 기대는 이르다.

중국 증시가 바닥이 어딘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나락의 길을 걸으면서 투신사들의 환헤지 풀기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대기중인 환전수요도 상당하다.

환율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록 각각의 레벨에 걸려 있는 통화옵션도 문제다. 설마 환율이 1080원까지 갈까 하는 생각에 기존 계약의 상한선을 높여잡아 새로 계약한 통화옵션들이 줄줄이 효력을 발하게 되고, 이에 따른 달러 매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심리가 롱 마인드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워낙 심리가 롱으로 쏠려 있고, 실수요가 많아 환율이 더 오를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최근 나흘간 40원 넘게 뛴 탓에 속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산이 높으면 골도 깊기 마련이다. 조금씩 내려갈 걱정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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