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시공권 수주 혈투에…조합원 '즐거운 비명'

택지 공급 줄고 경기 나쁘자 위험 적은 정비사업에 ‘올인'
은평구 대조1구역 설명회 현대건설 등 15개사 모여
올 여름 서초 신동아·공덕 1지구 시공사 선정 앞둬
서초동 신동아 134㎡ 넉달새 5000만원 올라
  • 등록 2017-04-12 오전 5:00:00

    수정 2017-04-12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업체 관계자가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은평구 대조동 88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의 아파트 2359가구와 부대시설을 짓는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예상 공사금액만 4000억원을 웃돈다. 게다가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이 가깝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도 예정돼 있어 일찌감치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린 곳이기도 하다.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은 다음달 입찰을 마감하고 총회를 연 뒤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입지 좋은 알짜배기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시공권을 따내려는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합원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개발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늘고 집값도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른자’ 재건축·재개발 단지 수주전 후끈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70여 곳, 20조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서울 강남권과 마포·은평구 등 규모가 크고 입지도 좋은 정비사업 단지들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시공권 수주를 위한 건설사 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이 줄어들자 땅을 사서 아파트를 짓는 ‘자체 사업’보다는 이미 지어진 아파트나 빌라를 철거해 다시 짓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택지 공급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민간 기업에 공급하는 택지를 2015년 775만㎡(212개필지)에서 지난해 419만㎡(121개 필지)로 줄인데 이어 올해는 403만㎡(109개 필지)만 공급할 계획이다. 게다가 조기 대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금리까지 오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은 정비사업 구역들이 연초부터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영향을 받지 않는 곳 중심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시공권을 둘러싼 치열한 수주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사업장이 적지 않아서다. 특히 올 여름 시공사를 선정하는 곳 중 알짜 재건축 단지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 1·2차와 마포구 공덕1구역을 주목할 만하다. 또 강남구 대치쌍용2차, 서초구 방배 5구역, 동작구 노량진 7구역 등 노른자 단지들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 선정 앞두고 집값 들썩… 거래는 뜸

서초동 신동아1·2차는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와 우성 1차와 함께 ‘재건축 3대 단지’로 꼽힌다. 이달 초 서초구청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 단지는 5월께 시공사 선정 입찰을 공고하고 7월 무렵 시공사 선정을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GS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997가구인 신동아1·2차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4개동 1340가구로 거듭날 예정이다. 임대 가구가 없고 일반분양 물량이 3000가구가 넘는데다 경부고속도로(한남IC∼양재IC구간) 지하화 사업에 따른 수혜도 예상돼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에 이 아파트 전용면적 132㎡형은 현재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13억5000만원로 연초보다 3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매입 문의가 많이 늘었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바람에 거래는 뜸한 편”이리고 말했다.

개발 규모만 5만8488㎡에 이르는 서울 강북의 ‘노른자’ 마포구 공덕1구역도 눈길을 끈다. 공덕동 서부지방법원 뒷편에 있는 공덕1구역은 마포구 정비사업 구역 중 아직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유일한 대규모 사업지다. 노후 연립주택 200여 가구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1101가구가 지을 예정이다. 이곳은 지하철 5·6호선 공덕역과 5호선 애오개역 중간에 있어 시청과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서울 모든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다. 6월께 시공사 선정에 앞서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다양한 금융 혜택과 자금 지원, 첨단 마감재 제공 등을 내세워 조합원을 유혹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는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다양한 지원으로 조합원들이 당장은 혜택을 보겠지만 건설업체들이 과다 지출된 비용을 분양 과정에서 회수하려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건설사들의 매표 행위에 현혹되지 말고 사업 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 시공사를 선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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