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참가자들은 배당 규모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최근 해외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예정했던 배당을 줄이거나 취소하는 상황에서 국내 은행권도 이런 흐름에 동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서다.
실제 코로나 사태 이후 실물경제를 지원하려면 자본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씨티그룹(미국),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영국), ABN암로(네덜란드) 등 글로벌 은행들이 잇따라 배당을 취소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초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권에 배당을 줄이고 자사주 매입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은행 실탄을 실물지원에 쓰라는 뜻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실물지원에 집중하도록 중간배당이나 성과 보상을 자제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배당 규모 질의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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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바닥까지 떨어진 주가를 고려하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친화정책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0.4선이다. 주가가 기업 자산가치의 반토막도 안된다는 뜻이다. 역대 최저다. 경영진으로서는 주주들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장기적으론 배당성향 높일 계획
실제 작년까지 중간배당을 했던 하나금융지주의 이승렬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배당을 결정하기까지 수개월 남아 있고, 이사회 논의 결정되는 상황”이라며 “중간배당에 대해 특별하게 말하긴 이르다”며 유보적이다. 김기환 KB금융지주 CFO도 “주주환원에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라면서도 “일관된 배당정책을 유지하되 자본안정성, 금융감독당국 정책을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코로나 위기가 얼마나 영향 미치는지 방향성이 확정된 다음 배당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 성적을 보면 배당에 대한 입장이 분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간다면 은행권도 배당에 대한 부담을 털고 주주친화정책을 펼 수 있으리란 점에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요청에 대해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장 배당을 확대할 수 없다고 해도 코로나 여파가 제한적인 영향에 그친다면 연말 주주 친화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