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도자 연쇄피살..지정학적 위기 재점화

"미국이 용인"..비판 여론 고조
  • 등록 2004-04-18 오후 4:49:51

    수정 2004-04-18 오후 4:49:51

[edaily 황현이기자]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지도부 인사 2명이 약 한 달을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군에 암살됐다. 하마스의 창설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였던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3월말 이스라엘 헬기의 미사일 공격에 피살됐고 이후 야신의 후임으로 선출된 압델 아지즈 란티시가 역시 유사한 방식의 헬기 공습을 받아 17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중동 분쟁·대미 적개심 심화할 듯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권에서는 란티시의 피살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팔레스타인의 거리는 야신에 이은 또다른 하마스 지도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한편 보복 의지를 다지는 시민들의 행렬로 물결쳤다. 란티시 암살이 마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사흘만에 발생, 미국이 이스라엘의 표적암살 정책을 암묵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흐메드 쿠레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상은 "이스라엘의 테러 공격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편향성과 격려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 이스라엘이 공격을 자제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비쳤으나 동시에 전략적인 관점에서 이를 용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콧 맥클랄렌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행동의 결과에 대해 숙고하기를 촉구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은 테러 공격에 방어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백악관 성명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단체로 적시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후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자신들이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하마스가 장악하게 될 것을 우려, 하마스 지도권 인사들을 전략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국제사회 비난 여론 고조 하마스 지도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연이은 암살 시도에 대해 아랍권은 물론이고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코피 아난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란티시 암살이 국제법을 위반했으며 중동 지역의 폭력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국으로 분류되는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표적 암살 정책이 "불법적이고, 부당하며 비건설적"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유럽연합(EU)의 하비에르 솔라나 대외정책 대표는 "EU는 사법적인 처리에 의하지 않은 임의적인 살인을 비판해 왔다"며 "이날의 사건은 중동 평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코 프라트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탈리아는 증오와 폭력을 심화할 수 있는 표적 암살에 늘 반대해 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암살 계속 시도"..무장단체 대응에 촉각 그러나 암살 사태에 대한 이 같은 비판 여론에도 불구, 이스라엘은 자체적으로 테러를 진압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표적공격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우지 란다우 이스라엘 장관은 란티시의 암살은 "의문의 여지 없이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앞으로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는 "어떤 테러리스트도 자신이 공격에서 면제돼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지도자들의 잇따른 암살이 하마스의 대응 수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하마스가 란티시의 후임자를 비공개리에 선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로운 지도자가 됐을 가능성이 있는 이스마일 하니야는 "팔레스타인과 하마스 모두가 순교자가 될 운명"이라며 "저항을 지속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복 의사를 천명했다. 다른 아랍계 무장단체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야신의 암살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육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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