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제약 측은 “미래가치를 고려한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외국계 대주주의 ‘투자 회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근화제약은 지난 17일 알보젠의 계열사 알보젠파인브룩으로부터 제네릭 2개 품목의 판권을 4700만달러(약 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근화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655억원이다. 한해 매출에 가까운 돈을 2개 제품 투자에 올인한 셈이다.
논란의 핵심은 2개 제품이 과연 500억원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이주형 근화제약 사장은 인수를 결정한 아편중독 치료제 ‘Bup/Nal 필름’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ALV-21’에 대해 “두 제품은 미국에서 1조5000억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지적재산권, 판매권 등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확보했고 이를 다른 업체로 되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많은 경쟁자가 등장하는 제네릭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3~4년 후 발매되는 제품의 가치를 500억원으로 책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제품이 개발되기 전에 한꺼번에 대금을 지급하는 거래 방식이 제약업계에서는 생소하다. 보통 제약사들이 해외업체로부터 새로운 품목을 도입할 때에는 계약금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제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근화제약의 대주주인 알보젠이 자신이 투자비를 다시 회수하기 위한 목적의 거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알보젠은 지난 2012년 700여억원을 투입, 근화제약을 인수한 최대주주다.
국내 제약업체 한 개발담당자는 “언제 허가가 날지도 모른 제품을 연 매출에 육박하는 금액을 일시불로 제공하는 계약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정황상 최대주주가 투자비를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만약 개발이 완료되지 않으면 지불한 금액을 모두 돌려받기로 했다”면서 “회사 입장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