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트와일러 사건' 등 개물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반려동물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강아지 유치원'은 반려견끼리 어울리도록 해 견주 부재에 따른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예절·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반려견 유치원은 전국 150여 곳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강아지 유치원 '해피퍼피'에는 매일 10여마리의 강아지 친구들이 방문한다. 홍진우 총괄팀장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강아지들은 낯선 자극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며 "반려견 뿐만 아니라 견주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강아지'로서의 자연스러움 배워"
해피퍼피의 하루 일과는 사람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다르지 않다.
하루 일과는 반려견 픽업으로 시작한다. 강아지 유치원에 도착한 반려견들은 뛰어 놀기·식사 시간·활동 프로그램·휴식 시간 등을 갖는다. 홍 팀장은 “강아지도 사람과 똑같다. 친구들을 만나며 사회성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아지 유치원은 일반 강아지 훈련소나 행동교정소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일반 강아지 훈련소와 행동교정소의 경우 전문 교정가가 특정 반려견을 전담해 훈련시키고 행동을 교정시키는 곳이라면, 강아지 유치원은 반려견들끼리 만나고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키운다는 특징이 있다.
이어 “예를 들어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소변으로 자신의 영역을 표현하는 ‘마킹’ 행위를 한다. 주인과 실내 생활만 하다보면 그 본능을 눌러야할 때가 많다”며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 곳에서만큼은 다른 강아지들이 마킹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면서 개의 본능도 유지하고 본능을 억제하면서 가졌던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아지 유치원 직접 가보니.. "자신감↑ 스트레스↓"
지난 18일 오후 해피퍼피 출입구에 들어서자 강아지 열댓마리가 앞발을 들며 반겼다. 반면 처음보는 얼굴이 낯설고 신기한 것처럼 멀찌감치 떨어져 응시하는 아이도 있다.
중형견인 웰시코기와 소형견인 말티즈가 서로 마주보며 짖는다.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는 푸들도 눈에 띈다.
훈련은 강아지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된다.
터널놀이는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활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부가 어둡기 때문. 아이들은 이 활동을 통해 어두운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 슬기는 터널 안에 놓인 간식을 먹으며 한 걸음 걸어 나갔다. 밖에 나오자 기분이 좋은 듯 한 바퀴 구른다.
"견주와의 원활한 관계에도 도움돼"
해피퍼피는 "강아지 유치원은 반려견의 성격 형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견주와의 공생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친구들 사이에서 사회성 교육을 받는 것은 반려견 뿐만 아니라 견주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새로운 자극에 익숙해진 강아지는 견주와도 원활한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은 다른 강아지·어색한 환경·시끄러운 소리 등의 자극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사회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화를 잘 거친 강아지는 새로운 자극과 변화를 만나도 물거나 짖는 등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
홍 팀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개물림 사고 역시 강아지의 사회화 교육이 뒷받침 되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아지 유치원 등원을 망설이는 견주분들은 아이가 다른 강아지들과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강아지들도 사람과 같다. 크기·종·나이 등 서로 다른 강아지들이 모여 교감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