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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연극 무대에 꼭 서보고 싶었다.” 2002년 데뷔한 후 ‘꽃의 비밀’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 중인 배우 이청아의 말이다.
아이돌가수부터 중장년 탤런트까지 TV 드라마에서 무대로 역진출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TV 스타의 공연계 진출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한 해 유례없이 수많은 스타가 데뷔 이래 뮤지컬과 연극에 연달아 도전장을 냈다. 배우 김강우를 시작으로 우현·박용우·온주완·박광현·심형탁·안재홍·배종옥·소유진은 물론 가수 이홍기·스테파니·양파(이은진)를 비롯해 빅스 멤버 엔과 보이프렌드 동현 등이 무대를 노크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류승범 등 스타급 배우가 도전을 예고한 상태다.
공연 제작사들은 스타급 연예인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작품 홍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흥행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1세대 옥주현·김준수·바다를 잇는 대표적 성공사례는 가수 박효신. 뮤지컬 ‘팬텀’(2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의 1~3차 티켓오픈(11월 26일~1월 22일 공연분)에서는 박효신이 출연하는 30회차 전석(4만 7580석)이 3~5분여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뮤지컬계 흥행킹’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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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 연출은 지난해 함께 작업한 샤이니 키의 골수팬이라고 자청했다. 이 연출은 “기범(샤이니 키)이는 과거 첫 뮤지컬에서 기초를 잘 다지면서 시작했다. 연기를 좋아하고 목소리도 굉장히 크다. 바쁜 아이돌은 스케줄 조율을 매니저에게 맡기는데 기범이는 스스로 고민하더라”며 태도를 칭찬했다. 이어 “당시 작업의 일등공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문제가 있는 연예인의 복귀 마케팅은 여전히 반발여론이 거세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대리기사 폭행, 무면허 운전 논란 등으로 방송활동을 접었던 정운택은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로 조용히 활동에 복귀했다. 지난해 5월께 음주운전 혐의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윤제문 역시 연극 ‘청춘예찬’으로 연기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성현아는 6년 만에 연극 ‘사랑에 미치다’로 컴백했다. 성매매 의혹으로 2011년 드라마 ‘욕망의 불꽃’ 이후 활동을 중단한 뒤 6년 만에 복귀작이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 성매수로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의 뮤지컬 출연은 관객들의 거센 항의로 하차결정을 한 사례도 있다”며 “과도한 스타마케팅은 오히려 독이다. 연예인의 공연시장 진출이 본격화 한 지 10년이 넘었다. 제작사와 기획사가 얼마나 균형감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