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A&D 주체에서 객체로 바뀐 IHIC

  • 등록 2001-05-01 오후 3:04:26

    수정 2001-05-01 오후 3:04:26

[edaily] 지난해 섬유업체 신안화섬을 개발, 인터넷 업체로 변모시키겠다고 나섰던 IHIC가 이번에는 A&D(인수후 개발)의 객체가 됐다. A&D업체가 다시 A&D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IHIC는 지난 30일 섬유/의류 판매 유통업체 디오원 황경호 부회장에 자사 조합지분 전량을 포함, 29.75%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사실상 경영권을 넘겼다. IHIC 이성주 사장은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들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부채 등 부담이 많아 매각이 최선의 결정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초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왜 실패했을까 이성주 사장이 말하는 실패의 요인은 우선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삼성의 출범을 이끌었던 삼성 재무팀 핵심멤버 6인이 주축이 돼 출발한 IHIC는 당시 "시스코를 모델로 계속적인 M&A를 통해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IHIC란 이름도 "Internet Holdings & Investment Cooperation"의 약자로 이성주 사장 등 경영진들은 "일종의 컨설팅펌과 투자업무가 복합된 형태의 사업모델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HIC는 특히 온/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IHIC의 이런 야심찬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아닌 자금 문제였다. 신안화섬을 인수한 IHIC가 취한 전략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이를 토대로 한 인터넷 지주회사. 그러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인수합병 단계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IHIC는 지난 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프리챌을 인수하려 했었으나 양측의 의견불일치로 결렬됐고, 이어 추진했던 코스메틱랜드 인수도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IHIC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었고, 전략적 목적으로 취득했던 대영AV 지분 10% 중 4.6%를 자금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바로 다시 내다팔기도 했다. 이어 경영진은 조합 보유지분 중 24.59%를 류주혁씨에게 매각,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경영진은 2대 주주로 내려 앉았다. 이성주 사장은 디오원 황경호 부회장에 지분 매각을 결정한 이후 "더이상 비지니스를 추진할 만한 여력이 없다. 특히 자금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혀 IHIC를 받쳐주지 못한 "상황"은 1차적으로 자금 문제였음을 시인했다. ◇섬유/의류 유통업체가 인수...다시 섬유업체 되나 IHIC 조합 지분과 최대주주 류주혁씨 지분을 일부 인수, 29.75%의 지분을 획득해 최대주주로 부상한 디오원은 섬유/의류 유통업체다. 그렇지만 IHIC가 다시 이전의 신안화섬과 같은 사업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오원 황경호 부회장이 향후 전개하고자 하는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인터넷 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IHIC가 공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비지니스로, 디오원측은 현재 IHIC측의 경영진들에게 경영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주 사장은 IHIC의 향후 사업계획과 관련,"의류업을 기반으로 우선 캐릭터 사업 전개가 가능하고 이어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부적인 사업계획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핵심축은 이미 세워졌음을 시사한다. 디오원은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IHIC가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는 새로운 주체가 됨으로써 A&D를 표방하고 나섰던 주체 IHIC를 A&D의 객체로 바꾼 "새로운 주체"가 된 셈이다. 리타워텍 바른손 등 국내 A&D 1 세대였던 여타 기업들과 차별화를 강조하며 A&D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던 IHIC는 이제 스스로 A&D 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두번의 A&D과정을 거치게 된 IHIC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될 지, 또 이번의 A&D는 성공적으로 결론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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