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대신 ‘가짜’ 모피가 뜨는 이유

구찌·마이클 코어스·노스페이스 등 '퍼 프리' 선언
동물 복지 관심 높아진 소비자 추세 반영
  • 등록 2018-01-04 오전 5:30:00

    수정 2018-01-04 오전 5:30:00

미국 유명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천연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사진=Fur Free Alliance)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동물 보호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인조 모피(페이크 퍼)와 인조 가죽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도 잇달아 살아 있는 동물 털 사용을 중단하고 인조 모피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3일 네덜란드 비영리단체인 모피반대연합(Fur Free Alliance)에 따르면 지난해 천연 모피 사용 중지(퍼 프리)를 선언한 브랜드는 미국 마이클 코어스, 지미추와 VF 그룹, 이탈리아 구찌와 육스(YOOX NET-A-PORTER) 그룹이다.

특히 VF그룹은 노스페이스와 팀버랜드, 반스 등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그룹 산하 기업은 덕(오리) 다운이나 구스(거위) 다운 등 산 동물 털을 이용한 외투를 다량 생산한다. VF그룹은 앞으로 천연 모피나 앙고라, 희귀가죽 등을 옷이나 신발 자재로 쓰지 않기로 했다.

레티샤 웹스터 VF그룹 지속가능 경영 부문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앞으로 (천연 모피 등을) 대체할 재료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동물 복지를 추구하는 업체로부터 먼저 재료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구찌와 마이클 코어스 등도 천연 모피를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패션업계에 파란이 일었다. 그동안 인조 모피는 저렴한 제품으로 취급받아서 고급 브랜드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던 소재였다. 구찌는 앞으로 밍크와 코요테, 라쿤과 여우, 토끼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동물털을 쓰지 않기로 선언했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미국 비영리기구 HSUS에 “구찌가 핵심 기업 가치 중 하나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과 동물을 위한 선택을 했다”라며 “혁신을 자극하고 인지도를 높여 패션 산업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브랜드가 잇달아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하는 이유는 최근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비단 외국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된다.

완판 열풍을 일으킨 ‘평창 롱패딩’은 동물 복지를 배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얻었다. 거위털을 사용해 만드는 구스 다운 패딩은 일반적으로 살아 있는 거위의 털을 뽑아서 만드는데 산 거위의 몸에서 피가 나도록 털을 뽑기 때문에 종종 동물 학대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3만 장 한정판으로 제작된 평창 롱패딩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산 조류의 털을 뽑지 않았다. 대신 죽은 거위 털 등만 이용하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을 받았다. 비록 인조 모피는 아니지만 동물 복지를 생각한 ‘착한 패딩’이란 입소문이 ‘평창 롱패딩’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권리와 친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앞으로 모피뿐만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나 동물 복지를 고려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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