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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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종전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전날(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서다. 10년 반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지난 7월 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번 연속이다. 불과 넉 달 만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0.75%포인트나 떨어진 셈이다.
연준은 이날 FOMC 직후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9월 성명에 적었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지난 3회 연속 금리인하가 향후 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향후 금리인하에 거리를 둔 대목으로 읽힌다. 미 언론들은 “올해 마지막으로 12월 FOMC 정례회의가 예정됐으나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예 금리인하의 문을 닫지는 않은 것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이번 금리결정을 두고 위원들의 생각은 또다시 엇갈렸다. 파월 의장 취임 이후 만장일치가 불발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투표권을 행사한 10명의 위원 중 8명은 찬성표를, 2명은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였다. 이들은 지난 7.9월에도 반대표를 던진 전력이 있다. 지난 9월 0.5%포인트의 ‘대폭’의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경조한 일자리 증가세와 낮은 실업률을 꼽으며 “노동시장은 강하고 경제활동은 적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지출은 강한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준은 지난 12개월 간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연 2%를 밑돌고 있다며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뿐만 아니라 경제전망에 대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