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땐 신약개발도 어려울 것"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정상적 영업활동 어려워져
범위 축소·단계적 시행해야"
  • 등록 2011-11-16 오전 8:44:52

    수정 2011-11-16 오전 8:44:52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번에 약값을 큰 폭으로 깎으면 R&D투자가 위축되고 신약개발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 주최로 열린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약인가 독인가' 토론회에서 기자와 만나 정부가 추진중인 약가개편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내년 1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의 약가를 평균 14% 인하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추진중이다.

▲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이관순 사장은 "일괄 약가인하로 상위제약사의 경우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는데 그렇게 되면 제약사들이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 회계법인은 내년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상위 8개사의 매출이 6140억원 줄어든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국내제약사중 녹십자만이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앞세워 지난 2009년(1194억원)과 2010년(1456억원) 두 차례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을 뿐이다.    대다수 업체들이 약가인하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사장은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와 같은 다양한 약가인하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데 또 다시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이 시행되면 더 이상 제약사들이 버틸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로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제약사들이 집단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큰 폭의 약가인하가 이뤄지면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불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이관순 사장은 "약가인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판매관리비를 줄이겠지만 R&D투자 비용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제약사들의 미래가 없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약가인하 이후 R&D투자가 위축되면 신약개발 속도도 더뎌질 수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아직 내놓은 신약은 없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 성과로 2013년부터 매년 신약을 1~2개 정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사장은 "제약사들이 그동안 리베이트 제공한 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약가인하는 감수할 수 있다"며 약가인하 정책의 원인으로 지목된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신약개발 활동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약가인하 폭을 줄이고, 단계적으로 인하를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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