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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응한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로 다가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한국은행 등 주요국이 통화 정책을 전환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GVC) 차질이 겹치며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
10년만에 가장 많이 오른 물가, 인플레 우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5% 상승해 2011년 4.0%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같은기간 각각 1.8%, 1.4% 올라 2015년(각각 2.2%, 2.4%) 이후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국내 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대비 8.7%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집밥 수요가 늘었는데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수급이 불안정했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국내 기름값을 올려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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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했던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고 두달 후 추가 인하를 통해 0.5%의 초저금리를 유지했다.
반면 2021년 본예산은 전년대비 8.9% 늘어난 558조원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인 재정 정책은 이어갔다. 2020~2021년 2년 동안만 6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116조원 가량을 추가 지출하기도 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최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은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긴축 정책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여 물가 상승폭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로 돌아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당시 “성장과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현 기준금리는 중립 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해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 성수품 확대 공급, 민간 가격 인상 자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를 두고 “불균등 회복과정에서 방역 강화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소상공인 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할 당연한 역할”이라며 “(정책) 엇박자라기보다는 위기의 불균형한 회복과정에서 상호보완적으로 정책 조합이 이뤄진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라고 부인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총재도 “공급 문제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작년 연간 물가가 2.5%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이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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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통상 설 연휴가 맞물린 1월은 물가 상승폭이 다른달보다 높은 특성이 있어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지난 달 28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1월은 연초 제품·서비스가격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고 설 명절 수요 등이 작용해 전월비 물가 상승률이 연중 가장 높은 달”이라며 “에너지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 차질 등으로 세계적인 물가상승세가 계속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물가 상방 압력이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설 연휴가 지나고 오는 4일 1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가 예고되는 가운데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차관은 “성수품을 20만4000t으로 역대 최고 수준 공급하는 등 1월에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연초 가격 인상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부처별 소관분야 업계간담회를 다수 개최했고 2월에도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