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사업은 2007년과 지난해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 중의 이슈. 하지만 실물경기 침체, 투자심리 급랭으로 인한 자금 조달 난항 등이 사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때마침 증권선물거래소가 사업 진행 관련 공시제도를 강화하면서 이들의 사업 무산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설 연휴 직전인 22일과 23일 자원개발 관련 사업계약 무산을 공시한 기업은 케이알과 글로포스트, 쏠라엔텍, 모라리소스, 유가증권시장의 세신 등 5개사다.
케이알(035950)은 23일 322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급 계약이 360억원의 매출만 발생시킨 채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그간 공시한 7건의 풍력발전기 공급 계약이 사실상 전부 무산된 것이다.
케이알측은 "회사의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니즈(Needs)에 부합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장기간 지연됐다"며 "이로 인해 제품의 적기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계약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글로포스트(037830)는 23일 공시에서 "염산현불수강행업협회(鹽山縣不琇鋼行業協會), 현진소재, 용현BM과 23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발주처의 개별 발주 미이행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글로포스트는 사업 무산에 대해 철강경기 침체와 원자재가 폭등, 환율 급등 등을 꼽았다.
자원개발사업 제휴도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주방 생활용품업체 세신(004230)은 23일 공시에서 "라오스 소재 사파이어광산 개발을 위해 타법인 출자 여부를 검토했으나 자금경색 악화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업무산 공시가 잇따라 나오는 것은 증권선물거래소의 공시 제도 강화와도 관련이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기업들이 잇따라 신규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경기 악화에 일차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유독 사업 포기 공시가 자주 나오는 것은 그만큼 공시 제도가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공시의 이행여부를 세세히 공시하게끔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코스닥기업들의 신규사업 진행 여부가 속속 공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닥기업들의 사업 무산 소식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쏠라엔텍, 케이알 등은 사업 무산 공시를 내놓자마자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