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예상치를 밑돈 미국 물가지표에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짙어졌지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심리 둔화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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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2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5.7원) 대비 2.4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0%를 기록했다. 직전 월(6.0%)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5.1%)를 하회했다. 이는 2021년 5월(4.9%)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2.0%)를 웃돌고 있지만 둔화 징후는 비교적 뚜렷한 것이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까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떠오르면서 뉴욕채권시장은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고, 달러도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101.50을 기록, 전날 102 초반대를 보였던 것에 비해 떨어졌다.
다만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연준이 의사록을 통해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 인사들은 “최근 은행 섹터 불안의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면 올해 말부터 완만한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 지수는 0.45% 떨어졌다. 그리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0.11%,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0.41% 하락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는 위험자선 선호심리 둔화에 영향을 더욱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도세와 역외 롱심리(달러 매수) 유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1320원대에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도 환상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글로벌 약달러,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은 환율 상단을 경직시키는 재료다. 최근 환율은 약달러 흐름과 상반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지만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입장에선 부담일 수 있다. 아울러 아직 구두개입 같은 움직임은 없지만 외환당국이 롱심리 과열 진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환율 상승폭을 제한시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