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콘텐츠가 이렇게 풍성" MZ 발길 끄는 '독도문방구'[인터뷰]

김민정 독도문방구 대표 인터뷰
독도 바다사자 '강치' 아이디어서 출발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육지서도 인기
"미래 세대 위해 콘텐츠 개발 열심히"
  • 등록 2023-10-25 오전 6:03:00

    수정 2023-10-25 오전 6:20:13

[경북 울릉군=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광복절 같은 때만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데, 그런 데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미래 세대를 위해 독도를 콘텐츠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합니다.”

김민정 독도문방구 대표(사진=독도문방구)
김민정(44) 독도문방구 대표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독도문방구’는 독도를 주제로 한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최근 울릉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사이에서 필수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울릉도와 독도가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는데, 독도문방구 역시 SNS에서 유명세를 탔다. 김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제주도를 중심으로 로컬(지역) 문화가 유행한 영향과 예쁜 굿즈가 유행한 배경도 있는 것 같다”며 “예전엔 외국인 관광객도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우리 가게에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영토분쟁 이슈가 있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울릉도에 5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로 어릴 때 육지로 나가 30대 때 다시 돌아왔다. 울릉도에서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김 대표는 아이들에게 일본 때문에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 ‘강치’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어주다가 강치를 콘텐츠화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 대표는 “울릉도에서 자랐지만 강치에 대해 처음 알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말만 했지 정작 이를 위해 무엇을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김 대표는 “울릉도를 찾는 분들이 나물이나 오징어만 사가시는데, 울릉도에서 좀더 의미있고 예쁜 것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며 “울릉도와 독도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많아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고민 끝에 2014년 독도문방구가 문을 열었다. 처음엔 노트와 보틀 같은 물품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문구류뿐만 아니라 타올,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 있다. 강치 인형 역시 꾸준한 인기 상품이다. 특히 플라스틱 재생원단을 사용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의미도 더했다.

독도문방구가 울릉도 명물로 자리잡기까지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처음에 물건 생산을 맡길 만한 공장을 찾기도 어려웠다. 김 대표는 “여러가지 품목을 조금씩 하다보니 거래할 공장을 뚫기가 어려웠는데 초반엔 질이 안좋다는 컴플레인이 많이 들어와 ‘독도라고 이름 붙인 게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SNS에 사업 내용을 올리다보니 ‘독도’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며 사업 제안을 준 좋은 브랜드들도 있었다. 지금은 컨티뉴나 동구밭, TWB 등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질 좋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구상 중인 아이디어가 많아 이를 어떻게 내놓을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고 웃어보였다. 김 대표는 “최근 울릉도 특산물인 고로쇠 재고가 남아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고로쇠를 이용한 막걸리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이를 위해 고민하다보니, ‘울릉도에도 양조장과 전통술이 있었을 텐데’라는 의문이 들었고 올해 울릉도 술에 대한 공부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섬이다보니 지속적으로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김 대표는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많은 사람이 울릉도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김 대표는 “독도를 지키는 일은 우리가 독도를 계속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일본이 ‘메치(일본에서 강치를 부르는 이름)가 살던 섬’이라는 동화책을 만들어 배포했는데, 미래 세대들에 독도 영유권을 자연스럽게 주장하도록 세뇌시키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며 “독도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전달해 독도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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