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강상훈 동양종합식품 회장 "군대리아는 위대한 유산"

아버지 유산 '군대리아' 국민간식으로 요리
가업 잇는 맛있는 남자
  • 등록 2013-12-04 오전 8:02:39

    수정 2013-12-04 오후 5:01:31

[영천=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강상훈 동양종합식품 회장은 중소기업계에서 유명한 차세대 스타다. 선친의 사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운 대표적인 2세 경영인이다. 지난 1975년 육가공식품 전문업체로 출발한 동양종합식품은 매출 200억원대 규모의 알짜 중소기업이다. 군(軍) 관련 식품산업 선두주자에서 최근 강 회장의 주도로 자체 브랜드 선팜(SUN FARM)을 통한 생산품목 확대, 단체급식 식자재 개발 납품, 국내 유명 대기업의 자체 브랜드(PB)제품 생산 등 본격적인 사업다각화로 제2창업의 전기를 마련 중이다.

교사 꿈꾸다 선친 권유로 입사..생산현장에서 2년간 근무

강 회장의 대학시절 꿈은 교사나 은행원이 되는 것이었다. 전공도 상업교육이었다. 선친이 식품회사를 운영 중이었지만 크게 관심이 없었다. 회사 규모도 작았고 형이 있었기 때문에 가업을 이을 생각은 별로 없었다. 회사 일을 도우라는 선친의 성화에 지난 1989년 학군장교로 전역한 뒤 입사했다.

식품은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경리·회계 업무를 맡았다. ‘실장님’ 소리 들어가며 멋지게 회사생활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입사 2달 만에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 오너의 아들이라고 거들먹거린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밑바닥 생활을 자처한 것. 동료 직원들과 생산현장에서 2년 가까이 함께 일했다. 이후 물류, 창고관리, 구매, 영업 등을 16년간 정신없이 뛰었다. 현장 직원들과 함께 일한 것은 향후 대표이사로 근무할 때 큰 자산이 됐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지난 2005년 회사 경영을 총괄하던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상황이 어려워진 것. 당시 실무형 전무였던 강 회장은 아버지의 부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가업승계 과정에서 세무조사는 물론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상속세 납부로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는 강 회장이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수습하고 1년여가 지나서야 정상화됐다. 당시 경험으로 강 회장은 한국가업승계협의회 수장을 맡았다. 상속·증여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매각하면 국가적 손실인 만큼 원활한 가업승계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강 회장의 지론이다.

선친의 풍부한 아이디어, 군대리아로 결실

동양종합식품은 지방에 위치한 중소 식품업체에 불과하지만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에서 선보인 ‘군대리아’의 인기 탓이다. 방송 이후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이 쉴 새 없이 밀려들었다.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야근, 특근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과 MOU를 체결하고 콘텐츠조합 회원 PC방에 군대리아를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동양종합식품은 단순한 군납업체가 아니라 ‘군대리아’를 만드는 곳으로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군대와 롯데리아의 합성어인 ‘군대리아’의 원조는 아이디어가 풍부했던 선친 고(故) 강봉조 회장의 작품이었다. 생선과 채식 위주의 장병식단을 바꿔보자는 생각에 선친과 회사 원로들이 지난 1988년 육군본부를 방문, 군 급식 개선을 위해 햄버거 식단을 제안한 것. 여론조사와 시범실시를 거치면서 장병들의 호응이 높자, 햄버거는 정식 식단으로 확정됐다. 동양종합식품은 군대리아 햄버거 재료 중 고기를 다져 동글납작하게 구운 패티, 샐러드, 소스 3가지를 납품한다.

강 회장은 “군대리아가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동양종합식품은 군에 대한 인식과 신뢰도를 개선시켰다는 호평도 얻었다”고 말했다.

하림과 상생협력..내년 상반기 수출 제2의 도약기

동양종합식품은 닭고기 가공업체로 유명한 중견기업 하림과 상생협력 중이다. 지난 1월부터 하림에 훈제치킨을 납품하고 있는데 하림이 동양종합식품을 제2생산공장으로 지정한 것. 지난해 강 회장 주도로 20억원을 투자, 닭고기 생산라인을 만든 것이 효과를 봤다. 양사는 지난 10월 전략적 업무제
휴 협약을 맺고 동반성장 실천 협약식도 가졌다.

하림이 작은 중소기업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비결은 철저한 식품안전과 우수한 기술력이다. 동양종합식품은 200여개에 달하는 하림의 협력사 중 소비자 불만이 제로인 거의 유일한 회사로 알려졌다.

실제 동양종합식품이 생산하는 햄, 소시지, 돈가스, 동그랑땡 등 냉동냉장식품은 유명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나 PB 상품으로 납품되고 있다.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중소기업으로서 드물게 자체 기술개발실을 둔 것은 물론 대구한의대 등 인근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신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동양종합식품은 아울러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은 물론 고속진공포장시스템 등 첨단설비도 갖추고 있다. 우수한 생산설비는 하림에서도 인정했고 다른 경쟁업체에서는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다.

강상훈 회장은 “하림과 함께 할 수 있는 건 좋은 기회다. 닭고기 가공기술의 노하우를 이전받으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납과 내수물량이 6대 4 비중인데 닭고기 매출이 증가하면 내수시장 비중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 회장은 여전히 배고프다. 동양종합식품이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단 회사 제품이 민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과거 한우 사골곰탕, 오삼불고기 등 자체 브랜드 출시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롭게 도전하겠다는 것. 아울러 내년부터는 수출을 시작,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프로필 = 강상훈 회장은 1964년 경남 삼천포 출생으로 대구대 사범대 상업교육과를 졸업했다. 학사장교로 병역을 마치고 지난 1989년 동양종합식품에 입사, 지난 2005년 대표이사·회장에 취임했다. 현재 한국육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면 지난 2008년 이후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5월 모범중소기업인 국무총리 표창, 9월에는 중소기업 기술혁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아울러 푸드뱅크 기증, 독거노인 후원, 장학금 기탁, 사람의 김치나누기 행사 참여 등 봉사활동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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