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24일 “영국, 뉴질랜드, 대만 등 주식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더 큰 나라들을 보면 성장도, 인구도 아닌 외국자금 유입에 따라 부동산 장기 그림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은 사회보장주택 공급 감소, 꾸준한 인구 유입,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40년간 19배 상승했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중동, 중국, 러시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과 여러모로 비슷한 대만의 경우 부동산 가격은 5년간 약 두 배 올랐다. 노령화 속도와 평균 가구원수가 한국과 비슷한데 한국 부동산이 침체를 이어간 반면 대만 부동산은 두 배 오른 것이다. 역시 중국 자금 유입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홍콩의 비싼 집값과 우산혁명 이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홍콩에서 대만으로 이주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영국, 뉴질랜드, 대만 사례를 보면 저금리와 함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부동산은 제도나 수익률 면에서 외국인에게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이민인구가 매우 적은데다 화교자본에 냉담해 많은 화교들이 한국을 떠났다”며 “외국 자본 유입이 한국 부동산 상승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아직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사이클은 아직 가변적인 만큼 외국 자금의 움직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