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이렇게 많았나… 전체 예탁금 맞먹는 공모청약 증거금

청약 전날 투자자예탁금·CMA 잔고 60조원 돌파, 역대 최대
장화탁 DB센터장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
김민기 자본연 연구위원 “한 회사 청약 증거금이 예탁금 규모, 과열”
  • 등록 2020-09-03 오전 1:50:00

    수정 2020-09-03 오전 7:18:04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 6월 말 SK바이오팜 공모청약에 31조원이 몰리더니 불과 두달여 후에 진행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에는 무려 58조원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 대응과정에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었지만, 이 유동성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공모주 시장으로 대거 쏠린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각종 규제에 발목 잡혀있고 초저금리로 금융상품 수익률은 영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공모시장에 초대어가 등장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여윳돈은 물론이고 마이너스통장 만들고 신용대출까지 받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 투자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한 회사의 공모 청약에 전체 투자자 예탁금에 맞먹는 수준의 증거금이 몰린 것은 공모청약 시장이 과열됐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을 앞두고 시중 자금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투자자 예탁금 등으로 대거 몰렸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예탁금은 60조5270억원, CMA 잔고는 60조963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약을 위한 실탄 장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시작된 1일 예탁금은 59조5563억원으로 9700억원 가량 줄었고, CMA 잔고 역시 54조5372억원으로 6조4200억원 정도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증거금으로 사용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조차 시중에 돈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감탄이 나오는 상황이다.

청약 광풍일 정도로 공모주에 돈이 몰린 것은 초저금리 시대에 이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처럼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하면 16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장화탁 DB금융투자 센터장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부동산이나 채권 시장에서는 특별히 정책적 변화나 다른 흐름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주식 시장을 비롯한 공모청약 시장 자금 흐름은 향후 지속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인 만큼 공모 청약 시장이 활황인데 투자자들이 그만큼 수익률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거금은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돈인 만큼 투자로 보긴 어렵고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만큼 투자금액도 많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률이 높아서 전체 투자 대비 예상수익률은 낮아 보이지만 사람들이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금이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최근에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좋았기 대문에 개인투자자들에 학습효과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투자자 유치를 위한 홍보를 많이 했는데 이런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경쟁률이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회로 인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만큼 투기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 중에서는 이번 청약에 가족들끼리 돈을 모으거나 대출을 통해 투자했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모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기 자본연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가 최근 증가하고 개인들이 돈을 끌어모아서 투자하는 모습을 고려해보면 투기적 요소가 있긴 하나 공모(IPO) 시장이 과열된 것은 맞다”며 “한 회사의 청약 증거금이 50조원을 돌파했는데 예탁금 규모가 60조원임을 감안하면 조금 과한 수치인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인 투자 대신 공모 시장을 향한 단기투자 위주로 투자가 이뤄져 아쉽지만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선택지가 많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 상큼 플러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