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실형에 진중권 "내 싸움은 끝"...페이스북 작별인사

  • 등록 2020-12-24 오전 12:18:39

    수정 2020-12-24 오전 12:34:3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가 조국 법무부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작별을 고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 교수는 23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조국흑서 팀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에게 지난 2월에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이라고 운을 뗐다. 조국흑서는 진 전 교수가 권 변호사, 김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함께 펴낸 책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는 “다만 (정 교수에 대한)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 피고와 변호인단이 그 동안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었다”며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판결문에 중에서 증인들에 대한 부분이 주목할 만하다. 조국-정경심 부부가 자기 측 증인들을 거의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명백해 보였다는 얘기”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를 구속 시킨 것”이라고 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면서 “2심에서는 정치적 장난은 그만 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가운데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변호 전략을 짜는 게 좋을 거다. 어차피 2심에서는 대개 양형을 다투잖나. 지지자들을 매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면,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사안을 정치화해 놓은 상황이라, 이제 와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다. 그들의 거짓말을 철떡 같이 믿고 있던 지지자들은 어떻게 실망 시킬 수 있겠는가. 그러니 ‘못 먹어도 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제는 그렇게 정치적 기동을 할수록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리해진다는 데에 있다. 이번 판결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는 부분도 있다”며 “그러니 조 전 장관은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왼쪽),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 (사진=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학교에 사직서를 낸 것이 작년 12월 19일. 얼추 1년이 지났다. 이로써 내 싸움은 끝났다”면서 “거짓이 진실을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 사회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었다. 사실이 사실의 지위를 되찾는 데에 무려 1년이 걸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표적인 좌파 논객이었던 그는 ‘조국 사태’에 대해 초기부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오다 지난해 12월 동양대에 사직서를 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정 교수가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직후다.

그는 “그동안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난다. 빤히 알면서도 대중을 속여온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 조국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을 날조해 음해공작까지 벌인 열린민주당의 정치인들, 그리고 이들의 정치적 사기행각을 묵인하고 추인해 온 대통령을 비판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위조된 표창장을 진짜로 둔갑시킨 MBC ‘PD수첩’, 이상한 증인들 내세워 진실을 호도해온 TBS ‘뉴스 공장’, 조국 일가의 비위를 비호하기 위해 여론을 왜곡해 온 다양한 어용 매체들, 그리고 그 매체들을 이용해 국민을 속여온 수많은 어용기자들을 비판한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감시자의 역할을 저버리고 외려 권력의 사기극에 협조한 시민단체들, 성명서와 탄원서로 조국 일가의 비리를 변명하고 비호해 온 문인들, 그리고 여론을 왜곡하기 위해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곡학아세를 해온 어용 지식인들. 이들 모두를 비판한다”며 ‘모두까기 인형’의 면모를 나타냈다.

진 전 교수는 “그리고 나의 ‘특별한 비판’은 사실을 말하는 이들을 집단으로 이지메(집단 괴롭힙) 해 온 대통령의 극성팬들, 민주당의 극렬 지지자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들이 망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비꼬았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정 교수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당정청과 지지자들이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거다. 그들의 정신은 이미 사실과 논리의 영역을 떠났으니까”라며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이비종교에 빠진 신도를 ‘개종’ 시키는 것만큼으니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언젠가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를 일컫는 말) 사이트에서 댓글 하나를 보고 ‘울컥’한 적이 있다”는 진 전 교수는 ‘부동산대책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쫓겨났을 때는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를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추스리고 그분을 다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게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됐다. 가난한 서민들이 이미 가질 만큼 가진 사람들의 특권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그들이 ‘개혁’의 대의를 자신들의 사익에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끝으로 “‘공화국’이라는 말은 ‘공적 사안’을 뜻하는 라틴어 ‘res publica’에서 온 것이다. 잊지 말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국민은 주권자이다. 우리는 일부 특권층의 사익에 봉사하는 신민이 아니다”라고 쓰며 “이것으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을 마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 가끔 들어와 안부는 전하겠다”고 인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