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0년 무주택 1순위자로 ‘판교 당첨’에 희망을 걸었던 직장인 조모(41)씨는 최근 1주일간 실의에 빠졌었다. 그는 “좋은 꿈도 꿔서 될 줄 알았다”면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씨가 벌써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알젠 성종수 대표는 “판교에는 못 미치지만 알짜 택지개발지구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치밀한 청약전략을 세우면 내집 마련의 길이 먼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포스트(post) 판교’의 선두주자는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 오는 25일 아파트 5900여가구가 동시분양된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이 80%를 넘고, 교통·환경여건도 좋은 편이다.
◆서남부 랜드마크 타운을 노린다
향남지구는 총 51만2000여평 규모로 서울에서 약 40㎞, 수원에서 19㎞쯤 떨어져 있다.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하는 교통 요지로 꼽힌다. 경기도와 충남도가 추진 중인 2000만평 규모의 황해경제자유구역(화성 향남~평택 포승~아산 송악)에서도 핵심 위치에 놓여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발안·금의산업단지와 제약단지, 기아차 공장, 현대차 연구소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아 배후 주거단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개발될 향남2지구(102만평)를 합치면 3만여가구, 인구 8만명이 넘는 매머드급 신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현재 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가 차로 5분쯤 걸리며, 남쪽으로 평택~안성고속도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까지 연결된다.
◆중소형 80% 분양가 상한제 적용
향남지구에 들어설 주택은 총 1만500여가구. 이 중 아파트는 1만여가구로 오는 25일 동시분양될 물량은 총 11개 단지, 5889가구(임대 544가구 포함)이다. 메이저 브랜드는 없지만, 풍림산업·일신건설·신영·우방·우미건설 등 지방 간판 브랜드와 중견 업체가 대거 분양에 뛰어든다. 전체 물량 중 80%쯤인 4102가구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중소형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가격이 크게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매 제한은 판교와 달리 계약일로부터 5년이어서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짧다. 25.7평 초과 중대형 1243가구는 소유권 이전 등기만 나면 곧바로 팔 수 있다. 판교처럼 채권입찰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평당가는 600만~700만원대로 34평대가 2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모델하우스는 향남지구에 마련되며, 30일부터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쾌적성 뛰어나…인프라 정비가 관건
이번 동시분양 업체는 모두 그린(green) 아파트를 내세우고 있다. 단지 내 녹지율은 30~40%에 달하며, 용적률(아파트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값)은 160~180%대여서 쾌적성이 좋다. ‘우미린’은 34평형 주방에 양면 발코니를 설치해 조망권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천장을 10㎝ 높여 2.4m로 시공할 계획이다. ‘신영지웰’은 전 평형을 3.5~4베이로 만들고 최상층은 복층 구조로 설계했다. ‘제일오투그란데’는 녹지율이 47%로 높고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오투스퀘어란 대형 중앙광장을 선보인다. 일신건설은 전 가구를 남향 배치하고, 거실과 방 3개가 발코니에 접하는 4베이로 설계해 채광과 조망권이 뛰어나다. 발안IC를 이용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 한국종합건설은 타워형 아파트로 발코니가 실내로 들어온 형태인 ‘포켓 발코니’를 도입하고 지상에 차가 없다. 우방도 지상 주차장을 거의 없애고, 지하 정원인 선큰가든과 조깅코스 등 다양한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향남지구가 아직 학교, 쇼핑·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서울까지 출퇴근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메이저 업체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