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 청년 절반 가량 “결혼·출산 포기”

  • 등록 2024-03-16 오전 9:43:03

    수정 2024-03-16 오전 9:43:03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 청년 절반 가량은 이미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학계에 따르면 이승진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 수료생과 정익중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은 최근 한국사회복지학 학술지에 ‘청년들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전국 6개 권역 소재 만 19~23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자기계발 등 10가지 항목에 대한 미래 계획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결과는 ‘결혼·출산 포기형’, ‘미래계획형’, ‘N포형’ 등 세 개 유형으로 구분됐다.

세 가지 유형 중 다른 분야의 계획은 있지만 결혼과 출산은 거의 계획하지 않는 ‘결혼·출산 포기형’이 50.4%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모든 미래계획 문항에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미래계획형’이 31.2%, 다수 항목의 계획을 포기한 ‘N포형’은 18.4%로 집계됐다.

미래계획형의 경우 출산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97% 이상이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출산 계획을 가진 청년은 76.2%로 다른 항목보다 낮았다.

결혼·출산포기형의 경우 대인관계, 취미생활, 건강관리, 자기계발 등 항목에서 80% 이상의 청년이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내집마련 계획도 절반 이상인 66.1%가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이 유형의 청년 중 연애 계획이 있는 경우는 35.8%로 낮았다. 결혼과 출산 계획은 각각 0%, 0.3%로 나타났다.

N포형 청년들 중 결혼과 출산 계획이 있는 경우는 각각 13.2%, 11.5%로 가장 적었다.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결혼비용’, ‘개인 삶·여가 중요’ 등이 꼽혔다. 출산 계획이 없는 이유에는 ‘육아 부담’, ‘개인 생활 부족’ 등으로 확인됐다.

유형별 특성을 살펴보면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 N포형 순으로 최종학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보다 N포형에서 높은 우울·불안을 보였다. 행복감은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 N포형 순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청년 층에서 결혼과 출산만을 포기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청년의 대다수가 N개의 미래 계획을 포기했고, 포기가 청년들의 우울·불안과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 만큼 청년에 대한 집중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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