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두근두근 땀 삐질?... 그레이브스병 주의보

급격한 체중감소와 안구돌출 증상이면 의심
  • 등록 2017-01-21 오전 6:12:22

    수정 2017-01-21 오전 6:12: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 겨울임에도 직장인 최모(여·42)는 최근 더위를 느끼고 땀이 많아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 출입 횟수가 늘어나고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했다. 최 씨는 이런 증상을 요즘 잦은 야근으로 인한 신경쇠약으로 판단해 영양제와 충분한 휴식을 취해봤다. 하지만 오히려 급격한 체중감소와 손 떨림 증상까지 나타나 병원을 찾았더니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일환인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우리 목 속 나비모양의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고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생산되어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하며, 그 중 가장 큰 원인인 그레이브스병은 우리나라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종양이나 갑상선 호르몬에 대해 뇌하수체의 선택적 내성을 보이는 경우, 인융모성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 갑상선의 중독성 선종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몸의 대사를 촉진해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갑상선 호르몬이 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로 인해 많아지면서 체중감소나 피로감 등을 유발한다. 또한 기초 대사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피부 진피층에 혈류량이 증가해 얼굴이나 다른 피부에 홍조를 띠게 된다. 뿐만 아니라 꾸준한 식사량에도 체중이 감소하고 쇄골이 도드라져 급격하게 노화가 진행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면역항체검사, 갑상선기능검사, 갑상선 스캔, 초음파검사 등으로 다른 원인의 갑상선 질환과 구분해 환자의 연령과 임신, 갑상선종의 크기를 고려해 치료법을 달리한다. 일반적으로 규칙적이고 꾸준한 항갑상선제를 복용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거나 항갑상선제 복용으로도 호전이 없는 경우, 약의 부작용, 재발 등의 경우에는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나 수술적 치료인 갑상선 부분절제술을 진행한다.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는 방사선으로 갑상선 여포세포를 제거해 항진된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방법으로 임산부나 수유 중인 환자는 제외한다. 갑상선 부분절제술은 갑상선종이 크거나 임신 등의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고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정혜수 교수는 “그레이브스병은 높은 연령일수록 안검퇴축과 연조직 염증, 안구돌출 등과 같은 갑상선 안병증 증상들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흡연자에게서 안병증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갑상선 질환의 가족력이나 병력이 있던 사람들은 정기적인 자가진단을 통해 의심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가진단 리스트

1. 목 부위에 멍울이 크게 만져진다.

2. 신경이 과민해지고 불안하고 불면 증상이 있다.

3. 피로하고 근력이 약화된다.

4.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더위를 참기 어렵다.

5. 안구돌출과 1개의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있다.

6. 가슴이 두근거리고 운동 시 호흡이 가빠진다.

7. 설사를 동반한 잦은 배변증상이 있다.

8. 여성의 경우 무월경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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