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가볍게 봤다간, 아나필락시스로 생명 위험할 수도"

두드러기 증상 보이는 아나필락시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
성인은 약물이, 소아는 식품에 의한 경우가 많아
  • 등록 2014-04-04 오전 8:32:07

    수정 2014-04-04 오전 8:32:0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초등학생 이민주양(13·가명)은 어릴 때 아토피피부염이 있었지만 다른 알레르기 증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가족들과 춘천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큰일을 겪었다. 막국수를 먹고 10분 쯤 후에 입술이 붓고 눈이 부어오르며 두드러기가 생겼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어려워져 응급실을 찾았고, 에피네프린 주사를 맞고 증상이 호전됐다. 원인을 찾기 위해 실시한 혈액검사에서 메밀에 대한 알레르기가 확인됐다. 민주는 병원에서 메밀에 대한 식품 라벨 읽는 법, 응급주사를 사용하는 법, 학교에 주의사항을 알리는 것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민주의 증상은 아나필락시스 때문이었다. 아나필락시스는 급격히 진행되는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으로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세계적으로는 평생 유병률이 0.05~2%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한 초등학생이 급식으로 나온 카레를 먹고 10개월 동안 의식불명이라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계보건기구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이혜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이사장 정지태, 고려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비롯한 전세계 95개 회원 기관들은 오는 4월 7일부터 13일까지를 알레르기주간으로 정하고 아나필락시스의 적절한 예방과 치료법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혜란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로 진단을 받으신 분들도 어떻게 치료, 관리해야 하는지 몰라 반복되는 증상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아나필락시스라는 질환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리, 대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인 물질 확인하는 것이 중요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식품, 벌독 등의 곤충, 항생제나 해열진통제, 조영제 같은 약물 이다. 식품의 경우 영유아는 우유와 계란 등이, 그 외 연령대는 땅콩이나 잣, 호두 같은 견과류, 새우와 같은 해산물, 과일, 메일, 콩, 밀, 번데기 등이 흔한 원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2007년부터 2011까지 5년간 성인 알레르기 쇼크 환자로 확진된 1,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의 경우 약물에 의한 환자가 47%로 가장 많았고, 식품(25%), 벌독(16%), 운동(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소아의 경우는 식품에 의한 발병이 46.1%로 가장 많았으며, 약물(22.5%), 물리적 원인(5.6%), 식품섭취 후 운동(5.6%), 벌독(1.1%) 순이었다. 원인미상 발병률도 19.1%를 차지하고 있었다.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의해 원인물질 찾아야

원인 알레르기에 대한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와 혈액검사, 피부반응시험을 통해 가능하다.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은 원인 물질을 이용한 유발시험인데,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알레르기 전문의 주도 하에 응급처치 준비를 한 후 시행해야 한다.

증상은 알레르기물질에 노출된 즉시 혹은 수 십분에서 수 시간 이내에 입안 혹은 귀속이 따갑고 얼굴이 붓는다. 또 피부가 가렵고 붉게 변하거나 두드러기가 생긴다. 이어 삼키거나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 있다. 구역, 구토와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도 나타날 수 있고 불안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소연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요즘 아나필락시스 환자는 의외로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식품이나 약물을 먹었을 때 갑자기 두드러기, 호흡곤란, 쌕쌕거림, 어지러운 증상이 있거나, 특히 어린이의 경우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운동 중이나 후에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증상이 있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원인을 찾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인 물질 피하고 응급대처법 숙지해야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물질을 피하면 아나필락시스를 예방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사람은 원인물질과 응급대처법이 표기된 카드나 목걸이/팔찌를 착용해 주변 사람들이 즉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식을 할 때는 성분이 불분명한 음식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여행을 할 때는 에피네프린을 포함한 약물을 미리 준비하고,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항공사에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시 자신이 어떤 약제나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임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의 경우 학기 초에 담임선생님과 보건교사, 체육교사, 영양사에게 아나필락시스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미리 알린다. 가능하면 학교 보건실에 에피네프린을 비치하도록 하고, 가까운 병의원을 미리 파악해 응급시 바로 후송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아나필락시스 발병 시 알레르기 응급주사인 에피네프린을 가지고 있는 경우 신속하게 근육에 주사 한 후 119에 연락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져도 2차 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으로 가야한다.

이소연 교수는 “식품에 대한 아나필락시스가 있는 환자들 중에서는 소량에 노출이 되어도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식품 라벨을 꼼꼼히 살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알레르기 식품을 철저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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